증권사,책무구조도 준비 착수…내부통제 '신중 또 신중'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3.24 07:27 ㅣ 수정 : 2024.03.24 07:27

책무구조도 7월 시행, 대형 증권·윤용 내년 7월까지 제출
KB증권·NH투자증권, 선제적으로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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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초 도입되는 ‘책무구조도 제도’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7월 초 도입되는 내부통제를 위한 ‘책무구조도 제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는 건전성을 위협하는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반복해서 홍역을 치렀던 터라, 증권사들도 서두르지 않고 착오 없이 달라질 규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생소한 제도다 보니 임원들이 자신에게 요구되는 관리 의무를 인지해 인식 전환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책무구조도 가이드라인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오는 7월 3일부터 시행한다.

 

책무구조도는 금융 사건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이 골자다. 즉 내부통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강력한 법안이다. 

 

개정안에는 금융사 임원은 모두 내부통제의 책임을 진다. 금융회사라면 법률 시행 이후 임원들의 책무 내용을 기술한 문서(책무기술서), 책무를 도식화한 문서(책무구조도) 작성 후에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업권별 제출시기는 차등화 했다. 금융투자업체 중 책무구조도 제출은 자산총액 5조원·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인 대형사는 2025년 7월까지, 이밖에 회사들은 2026년 7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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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무구조도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증권사들도 달라질 규제 환경 대비에 나섰다. [이미지=freepik]

 


■ 증권사, 책무구조도 대비 움직임⃛…KB증권, NH투자증권 선제적 마련


 

책무구조도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증권사들도 달라질 규제 환경 대비에 나섰다. KB증권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마련에 적극적이다. 최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KB증권 전 본부 부서가 참여하는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서다. 

 

KB증권 TFT는 임원·부서장 대상 설명회를 여는 등 본격적으로 '내부통제 제도개선 프로젝트' 추진을 시작한다. 프로젝트의 주요 추진 과제로는 △책무구조도 작성 △관리 방안과 이행 점검을 위한 시스템 설계 △임원 자격요건 강화 등이다.

 

이를 통해 내부통제 활동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자율적 내부통제 준수 문화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B증권은 준법지원부 소속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늘려 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 및 내부통제 혁신을 위한 현장 소통 강화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성현 KB증권 준법감시인은 "기존 내부통제 체계를 빠르게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해 책무구조도를 법률에서 규정한 시기보다 먼저 도입하려 한다"며 "모든 임원의 책임을 명확히 정해 내부통제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과 책임감 제고, 인식변화를 지속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NH투자증권도 책무구조도 마련 및 내부통제 관리의무 수행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을 이미 착수한 가운데, 지난 1월 대표이사 포함 전 임원들이 참여하는 임원 워크숍에서 삼정KPMG 전문가를 초청한 설명회도 가졌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내부통제에 대한 중요성과 임직원들이 내부통제 수행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높은 완성도를 위해 규정 시기보다 먼저 도입할 방침이다. 

 

앞서 2023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책무구조도 도입 대응을 위해 내부통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준법기획팀을 준법감시인 직속팀으로 신설해 직무분석 등 작업을 시작했다. 

 

손승현 NH투자증권 준법지원본부 대표(준법감시인)는 “이번 책무구조도 도입을 계기로 전반적인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NH투자증권만의 내부통제 문화 조성을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9월부터 책무구조도 관련된 대응을 시작했다. 올 1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부서를 신설한 데 이어 4월부터는 시스템설계와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책무구조도 자체가 생소해 어려움도 뒤따른다. 내부통제 관련한 책임감을 모든 임직원이 가져야하는 건 공감하지만, 아직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난감하다는 의견도 많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업계는 내부통제 강화는 인식하고 있으나, 이번 책무구조도는 감을 잡기가 어렵다”며 “아직은 컨설팅을 받거나 조직을 꾸려야 하는 고민을 갖는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는 이러한 업계 고충을 반영해 표준투자권유준칙처럼 책무구조도 표준 예시안을 마련할 뜻을 내비쳤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신년사에서 “책무구조도 도입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령 개정에 맞춰 표준내부통제기준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책무구조도 표준 예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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