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택배사 공개입찰...CJ대한통운과 ‘재계약’ 가능성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택배사 공개입찰'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CJ대한통운과의 물류동맹 유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과 주계약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송 서비스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알리 입장에서는 택배와 통관 역량이 높은 CJ대한통운과 손을 잡는게 최선의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수입통관 및 택배운송에 대한 입찰 제안 요청서를 국내 주요 택배사에 전달했다.
그동안은 CJ대한통운과 주계약을 맺어 왔으나,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경쟁입찰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알리의 국내 택배 계약은 '다자 계약' 형태로 CJ대한통운이 80%를 소화하고, 한진과 우체국 등이 나머지 20%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역시 다자 계약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알리와 주계약을 맺게 될 최종 선정 업체에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과의 기존 주계약은 오는 4월 만료되며, 최종 선정 업체는 5월부터 1년간 알리 국내 물동량을 전담하게 된다.
국내 주요 택배사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알리는 최근 '초저가'를 내세우며 한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알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알리의 국내 물동량 역시 4600만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80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중국발 온라인 직구가 급증하면서 알리의 주요 파트너인 CJ대한통운은 물동량을 끌어올렸고, 수익성 개선과 주가 상승 효과까지 봤다"며 "영향력이 커진 만큼 보다 많은 물동량을 확보하는게 유리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알리가 물동량을 조정할 수는 있어도 CJ대한통운과 주계약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알리의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에게 약속한 5∼7일 내 배송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곳은 CJ대한통운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체 통관 시설을 갖춘 CJ대한통운의 인천 ICC는 월평균 180만건을 통관할 수 있어 민간 특송센터 중 가장 높은 처리능력을 보유했다"며 "배송 기간 단축이 필요한 알리가 CJ대한통운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해외 직구는 택배와 통관 역량이 모두 필요하다. 또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설비 역량 부족한 사업자는 참여에 한계가 있다"며 "올해도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의 과반 이상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알리는 CJ대한통운에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약 대상을 변경할 경우 물류설비,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주계약 유지에 힘을 싣는 배경 중 하나다.
한편, 알리는 4월 중 입찰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CJ대한통운과 계약을 종료한다는 것은 아니다. CJ대한통운과 전략적인 협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택배사와 협력 관계도 열어두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