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4),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온 녀석들
[태국 시밀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앞에서 깃대돔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이 녀석은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대장 열대어인 ‘길’로 등장했던 녀석이다. 그러나 실제 깃대돔의 성격은 영화속에서의 ‘길’과는 달리 겁이 많다고 한다.
한편,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도리로 등장했던 남양쥐돔(Blue tang)도 보였다. 아래 사진에 있는 녀석이다. 이 녀석 역시 열대성 물고기로 인도. 태평양 등지의 산호초 지대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꼬리 부분에 독침이 있어서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고 한다.
환상적인 시야의 수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니다가 어느덧 40여분이 지났고 출수할 시간이 되었다. 수면에 올라가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딩기 보트가 다가온다. 여기에서는 필리핀과는 다르게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채로 딩기 보트로 올라가야 한다.
필리핀에서는 보트로 올라가기 전에 모든 장비(오리발, 납 벨트, BCD 등)를 보트 위의 스탭들이 받아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보트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오리발을 제외한 모든 장비를 착용한 채로 보트 위로 올라가야 한다. 2년 전에 허리를 삐끗해서 한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보트에 오를 때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큰 보트(앞으로 모선(母船)이라 칭한다)에 올라가서는 장비를 내 자리에 벗어놓고 청수(淸水)로 간단하게 몸을 씻고는 선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아침 식사를 하러 브리핑실 옆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그때가 대략 오전 9시 40분 정도였으니 조금은 늦은 아침 식사였다.
음식은 매 식사때마다 다양하게 나왔고, 필자가 걱정했던 ‘냄새가 강한 향신료’가 섞인 음식은 없어서 다행이었다(언젠가 태국에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어느 식당에서 매우 맛있어 보이는 “볶음밥” 같은 음식이 있길래 한입 가득 넣었다가 처음 겪어보는 강한 향신료 때문에 엄청 당황했던 경험이 있어서 동남아 지역이나 중동 지역에 갈 때는 향신료 때문에 늘 긴장한다).
잔잔하고 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있게 식사하는 시간은 평소와는 다른 편안함과 상쾌함을 주었다. 리브어보드 다이빙이기에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잠시 휴식 후에 두 번째 다이빙을 준비했다. 배의 난간에 걸쳐 놓은 수영복과 잠수복은 벌써 웬만큼 말라 있어서 입기에 편했다. 장비를 착용하고 딩기 보트에 올라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두 번째 다이빙 포인트는 “Shark fin reef”. 다이빙 시간은 42분, 최대 수심 21m(평균 수심 9.6m), 수중 시정은 역시 양호했고, 수온은 28도였다. 이 포인트 역시 건강한 수중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깨끗한 수중 시야와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 이 얼마나 멋진가!
이 지역에는 수중에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이 많이 있는데, 가끔은 모서리가 각이 져 있거나 마치 사람이 깎은 듯한 형태의 바위들이 많이 있어서 혹시 고대의 채석장 터가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물속에 잠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해삼도 엄청 컸다. 아닐라오에서 보았던 해삼보다 더 커 보였는데, 최소한 50cm 이상은 되어 보였다. 이 정도 크기면 해삼이 아니라 무슨 수중 괴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징그러울 정도다.
바위틈을 보고 있자니 쏠베감팽이 보인다. 그런데, 이날 관찰한 쏠베감팽은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상의 녀석들이 많이 있었다. 쏠베감팽은 화려한 색상과 모양 때문에 눈길이 가는 녀석들인데, 잠시 후에 비교적 밝고 화려한 색상을 가진 쏠베감팽 몇 마리가 눈에 뜨였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