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혈투' 벌어졌다...대웅·종근당 vs HK이노엔·보령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4.09 08:32 ㅣ 수정 : 2024.04.09 11:16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PPI계열서 P-CAB 계열로 이동 중
연간 1조원 시장...P-CAB 계열 3000억원 차지
종근당, HK이노엔 ‘케이캡’과 작별...대웅제약 ‘펙수클루’ 선택
HK이노엔, 보령과 손잡고 '케이캡' 판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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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대웅제약이 종근당과 함께 개발 신약 ‘펙수클루’ 판매에 나섰다.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 시장이 격변이 예상된다.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공교롭게도 종근당은 지난해까지 HK이노엔과 케이캡을 공동판매 해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PPI 제제 시장은 6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세계 위장관 질환을 치료하는데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이 PPI 제제다. PPI 계열 약물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PPI제제는 위산 분비 최종 단계에 있는 프로톤펌프를 억제해 위산이 덜 분비되게 하는 기전이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의약품이지만 느린 약효 발현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P-CAB제제는 프로톤펌프와 바로 결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약효 발현 시간이 빠르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P-CAB 제제 펙수클루의 경우 약효 반감기(약 성분이 몸에서 반이 없어지는 때)가 9시간이다. 반면 PPI제제는 반감기가 2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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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P-CAB제제는 복약 편의성도 높였으며 무엇보다도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 효능에 있어 PPI제제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의료·의약계로부터 받고 있다. 즉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P-CAB 제제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어느 P-CAB제제 처방이 늘어날 것인가다. 국내 P-CAB제제 시장은 현재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주름잡고 있다. 지난 2019년 출시돼 3년만에 원외처방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1312억원과 2023년 1582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케이캡이 단기간에 시장 확대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복용 후 30분 내 약효 발현과 우수한 지속성과 복약 편의성 때문이다. 또 장기 복용 시에도 안전성 및 유효성 등이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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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도 시장 진입과 확대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종근당은 국내 매출 2위 제약사로 지난해 1조6694억원을 기록했다. 병원을 상대로 독보적인 영업력을 갖고 있는 제약사로 평가 받고 있다. 종근당의 케이캡 한 품목으로 지난 2021년 1078억원과 2022년 1220억원, 2023년 1375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종근당과 HK이노엔이 맺은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이 종료됐다. 두 제약사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고 HK이노엔은 보령과 손잡았다. 보령은 지난해 85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근당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제약사다. 영업력 면에 있어 종근당이 좀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간 1300억원의 매출이 줄게 된 종근당은 올해 대웅제약과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1조22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력이 튼튼한 제약사다. 펙수클루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출시돼 169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제약 자체 영업망으로도 충분히 매출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대웅제약이 종근당과 펙수클루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양사의 영업력을 이용해 시장 지배력을 순식간에 향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P-CAB제제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경쟁구도가 형성 돼 있는데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PPI제제가 지배하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시장을 P-CAB제제로 바꾸는 것이 모두(종근당·대웅제약·HK이노엔·보령)의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일약품의 경우 P-CAB제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JP-1366’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승인만 남은 상태다. JP-1366이 출시되면 3파전이 예상된다. 현재 ‘HK이노엔-보령’ ‘대웅제약-종근당’이 연합한 상태라 제일약품도 대형제약사와 공동판매를 해야 시장 진입 및 확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동제약도 P-CAB제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후보무질 ‘ID120040002’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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