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공포②] “원화, 엔화 하락 너무 가파르다” 한일 공동전선 형성, 미국도 동조
한미일 재무장관 워싱턴서 회담 열어 원화 및 엔화 급격한 절하에 대해 공동 대응키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평가절하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해석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인하보다 오히려 고금리를 더 지속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7일 장중 1400원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킹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동에서의 긴장고조로, 고유가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고환율, 고금리, 고유가라는 3고 현상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의 금리정책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면서 달러에 대한 주요국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화와 엔화가치가 최근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한국과 일본은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공동전선을 형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까지 동조하며 원화 및 엔화의 통화가치 안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재무부에서 3국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달러화 대비 원화와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에 따른 후속 조치이지만, 최근 달러강세 현상으로 한국과 일본의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이 경제분야에서 협조를 공고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회의에서 최근의 원달러 환율,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외환시장 개입을 극도로 싫어하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화폐가치 절하 우려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 시기를 상당기간 늦추거나, 오히려 금리를 추가로 올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미국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6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11월이후 최고치인 106을 기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7일 장중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엔화 역시 34년만에 154엔대로 진입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엔저 현상을 나타냄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설 정도다.
3국 재무장관은 공동선언문에서 “우리는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이 금리인하 시기를 더 늦춰 달러강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이 폭격받아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이 숨진 사건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지목한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수시간 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300여기를 발사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14일부터 사흘 연속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보복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당장 군사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갈등 고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동의 정세불안이 세계경제에 또다른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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