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해외진출 지지부진...“지주사 전환 등 국내 사안 집중”
2021년 '해외진출 로드맵' 마련해 미얀마 진출…현지 정치상황에 답보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해외시장 개척 활발한 것과 다른 모습
해외시장, 투자비용 크고 흑자 전환까지 상당기간 필요…시장 선점 중요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등 국내 현안 우선 진행…현지 상황 개선시 재개"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저성장을 마주한 보험업계가 해외진출을 통한 수익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교보생명의 해외진출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D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 상위 생명보험사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태국과 중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2005년 삼성생명과 중국항공이 합작해 설립한 '중은삼성인수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15개 성급 지역에 영업 거점을 운영 중이며 해마다 2~3개 분공사 신규 설립을 통해 중국 전역에 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 태국 법인은 현지 주요 은행과의 방카슈랑스 제휴, 중소형사 인수합병 등 추가적인 사업확대 기회 발굴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017년부터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삼성생명 태국 법인은 지난해 2640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설립 15년 만에 누적손익 흑자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2030년까지 베트남 시장에서 '톱5' 보험사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안으로 현지법인 전업 설계사 조직을 도입하고 관련 리크루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설계사 채널 강화와 방카슈랑스 등 전략채널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2022년 베트남 법인의 영업을 개시하고 방카슈랑스 판매에 이어 직영 텔레마케팅(TM) 채널을 론칭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법인의 전속 영업조직 FC 채널을 공식 출범하고 영업을 본격화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는 이미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의 저성장 전망이 지목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보험에 가입할 사람은 다 가입해 있는 상황에서 저출생으로 새로운 가입 수요가 크지 않아 국내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생보사의 해외진출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사들이 해외시장을 두드리며 신규 수익원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나 교보생명의 경우 해외진출이 더딘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영국 런던과 미얀마 양곤에 해외주재사무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법인의 경우 자산운용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미얀마의 경우 보험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타겟 국가를 구체화, 2023~2025년 타겟 국가 진출 구체화 및 현지 보험사 지분 인수‧신규 설립‧인슈어테크 기업 투자 검토 등의 로드맵도 있었다.
교보생명은 2021년 로드맵을 마련하는 동시에 미얀마에 해외주재사무소를 마련하며 해외진출에 나섰다. 하지만 현지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져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당장 시급한 문제인 지주사 전환을 우선적으로 해결한 이후에나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해외진출은 진출 초기 비용 투자가 크고 흑자를 내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진출이 늦을수록 현지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상위 생보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도 발전 가능성이 큰 현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미얀마의 경우 1인당 소득이 증가하고 있고 보험침투율이 0.1% 내외로 낮아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지 정치 상황상 사업 재개 시점도 불명확해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초 로드맵상 계획했던 국가가 미얀마였고 로드맵에 따라 현지 주재사무소를 설치했으나 쿠데타가 발생해 정치 상황상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적인 해외진출 계획은 없으며 지주사 전환 등 국내 사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얀마의 경우 현지 여건이 개선되는 대로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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