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제약바이오 업계, 동물 대체 시험체 개발 본격 착수...식약처 "전임상 단계 허용"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4.28 06:00 ㅣ 수정 : 2024.04.28 06:00

찰스리버, '대체 방법 발전 프로젝트' 착수
글로벌 제약사들, 동물 대체 시험 참여 움직임
동아에스티 "대체재인 오가노이드 활용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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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동물 대체 시험 활성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물 대체 시험이 알려지기는 했으나 제약사들이 사업 모델에 적극 반영하지는 않고 있다. 일부 바이오 기업 위주로 대체 시험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정도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신약 개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동물 대체 시험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제약 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8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실험동물 공급기업인 미국 찰스리버 래보라토리스 인터내셔널(이하 찰스리버)이 동물 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방법 발전 프로젝트’ 진행을 시작했다. 

 

찰스리버는 시가총액 1229억달러(169조원)로 미국 내 거대 기업 중 하나다. 실험동물 공급 외에도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찰스리버는 향후 4년간 2억달러(2754억원)와 이후 5년간 3억달러(4131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동물 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안전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더 빠르게 제공하는 혁신적 방법론을 도입하는데 전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보라미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정책국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찰스리버가 동물 대체 시험에 대해 선제적으로 나감으로써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큰 기업들이 동물 대체 시험 분야에서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약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을 선정하고 인체 유해성과 치료성과를 예측하기 위해 반드시 동물 실험 데이터(전 임상 시험)를 보건당국에 제출해야 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국내 실험동물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만 499만 마리가 동물 시험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법에 의해서 화장품 업계는 동물시험이 금지돼 있다. 결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전임상 시험을 위해 동물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동물권(權) 보호를 위해 동물 대체 시험 촉진법을 발의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가 신약 개발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 시험 금지법을 발의하지 않은 것이다. 대체 시험을 촉진해 동물권을 보호하겠다는 게 정치권의 의도다. 

 

이 같은 상황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월 ‘의약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과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고시했다. 신약 후보물질 독성 자료 제출 시 비동물 또는 인체 생물학 기반 시험(세포기반시험‧미세생리시스템‧바이오프린팅‧컴퓨터모델링 등) 자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우 몇몇 바이오 기업들이 동물 대체 시험체 개발에 착수했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동물 대체 시험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오가노이드’(유사장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기술력 배양을 축적하고 있으며 협업 가능성을 타진 중에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FDA와 식약처가 전임상 단계에서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면서 “이 같은 변화에 동물 시험 대체재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동물 시험 데이터의 정확성을 신뢰하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다. 이를 깨고 동물 대체 시험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동아에스티만 특이한 경우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전임상 단계 동물 대체 시험이 활용된 신약이 출시 사례가 있어야 국내외 제약사들이 크게 관심을 갖고 적용해 나갈 것으로 본다”면서 “식약처만 동물 대체 시험 데이터를 인정해 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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