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유통의 AI 전환기 ②] 통역·품질관리도 'AI'…롯데 유통군,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도약

서예림 기자 입력 : 2024.05.07 10:20 ㅣ 수정 : 2024.05.07 10:21

롯데백화점, 국내 유통업계 최초 'AI 통역 서비스 개시'
롯데마트·슈퍼, 'AI 선별 시스템'으로 신선식품 품질 향상
김상현 부회장 "올해 트랜드포메이션 2.0 실행 원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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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장 이후 전세계에 AI(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다. AI는 이제 단순한 관심과 흥미의 영역을 넘어 신성장을 위해 기업이 갖춰야할 필수 요소가 됐다. 유통업계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AI 기술을 속속 도입하는 모양새다. 이번 기획 시리즈에서는 유통 강자 롯데의 AI 기업 전환기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 시리즈 순서


① [롯데유통의 AI 전환기 ①] "AI 트랜스포메이션 준비하라"…신동빈의 '위기 극복' 특명

② [롯데유통의 AI 전환기 ②] 통역·품질관리도 'AI'…롯데 유통군,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도약

③ [롯데유통의 AI 전환기 ③] 베일 벗은 신동빈號 'AI 혁신'…롯데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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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쇼핑객이 잠실점 AI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유통업계 내 'AI(인공지능)기술 도입'이 신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올랐다. 챗봇, 맞춤형 상품 등 단순 알고리즘 기반 AI 서비스를 넘어 이제는 데이터를 미리 예측하며 업무 효율성까지 높이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중에서도 전통 유통기업 '롯데'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 유통군의 AI 도입은 신동빈 회장의 특명으로 시작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VCM부터 'AI 전환'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혁신을 위한 '실행력 강화', '민첩한 대응' 등을 주문해 왔다. 그 결과 롯데 유통군 전반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고자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하라"는 신 회장의 지시에 따라 롯데백화점부터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롯데홈쇼핑까지 AI 도입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의 AI 기반 시스템 및 서비스는 소비자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2일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잠실점에 'AI 통역 서비스'를 개시했다. AI 통역 서비스는 SKT에서 출시한 AI 기반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기반으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독일어 △태국어 등 총 13개 국어의 실시간 통역 안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 고객이 안내데스크에 설치된 LED 투명 디스플레이 앞에서 본인의 언어로 질문하면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안내데스크의 스크린에 표시된다. 이를 확인 후 안내데스크 직원이 한국어로 답하면, 해당 내용이 질문한 언어로 지체없이 실시간으로 변환돼 모니터에 송출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잠실점의 연간 외국인 방문객 수는 수십 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며 "이들에게 쇼핑 편의와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서비스 시행 첫 주말 3일간 외국인 이용 고객 수는 1000명을 돌파했다. AI 통역 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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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월항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 품질 향상을 위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해 선별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수박의 경우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미숙과 과숙, 내부 갈라짐, 육질 악변과 등 사람의 판단에 의존했던 '수박 속' 상태까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 참외는 크기, 중량뿐 아니라 노균병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해 여부, 기형과, 스크레치 등 모든 종류의 외부 결함 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삼겹살데이(3월 3일)을 앞두고는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삼겹살 검품에도 나섰다. AI 선별 시스템이 삼겹살 단면의 빛깔을 분석해 붉은 부분은 살코기, 흰 부분은 기름으로 분별하는 방식이다. 균일한 품질을 위해 지방이 전체 고기 단면의 30%가 넘을 경우 검품 과정에서 탈락시키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슈퍼는 고르지 않아도 다 맛있는 과일을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발로 뛰는 로컬MD부터 첨단 설비인 AI 선별 시스템 도입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맛과 품질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대형마트업계 최초로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도 전 세계 면세업계 최초로 고객 개개인 대상 '초정밀 마케팅'을 구현하는 AI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구축해 7개월 간 시범 운영을 거친 결과, 기존 시스템 대비 6배 이상의 고객 유입 효과를 확인했다. 더불어 75%에 육박하는 추가 구매 유도 효과도 나타났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세븐앱 '챗봇' 메뉴에 챗GPT를 연동한 경영주 전용 AI챗봇인 'GPT브니'를 선보였다. 기존 챗봇 브니는 정해진 로직 외 답변이 불가했으나, GPT브니는 동의어 학습을 통해 유사표현에도 원하는 답변이 가능하다. 또 2∼3단계로 나눠져 있던 과정도 즉각적인 답변이 가능해졌다.

 

롯데홈쇼핑은 AI 기술로 구현한 아바타 쇼호스트 '루시'를 내세워 '루시톡라이브'를 진행한 결과 주문금액의 80%, 주문건수의 40% 신장률을 기록했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 진행해 온 트랜스포메이션1.0은 수익성 개선이 먼저였다면, 올해부터는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진행하며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업들을 구상해 보고 파일러팅(시험 사업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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