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HK이노엔, 캐시카우 이탈에도 '이상無'…먹거리 다양화로 승부수 띄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케이캡’ 올해 최대 실적 예고
‘케이캡’ 본격 수출...글로벌 제약사 위상 기대
중국 기업의 임상 3상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도입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HK이노엔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매출 부진과 주요 캐시카우의 이탈 등으로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HK이노엔은 전문의약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도 열을 올리며 미래 먹거리 강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8일 HK이노엔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기업 성장 전략에 대해 “케이캡 치료제 시장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가 목표”라면서 “당뇨·순환기 공동 판매 및 제품 도입으로 만성 질환 품목 매출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숙취해소제(컨디션)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비음료 제품으로 확보한 미래 고객을 음료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시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해 82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22년 8465억원 대비 176억원 하락한 수치다.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이 지난 2022년 1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83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다실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이 MSD와 체결한 가다실 판매계약은 지난해 종료됐다. HK이노엔 입장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캐시카우가 사라진 것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HK이노엔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 파이프라인 ‘시다프비아’와 ‘직듀오’의 공동판매를 개시했다.
선택은 고무적이다. 당뇨 치료제는 제약사에 있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는다. 당뇨는 완치가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꾸준히 약품 판매가 이뤄진다. 또 당뇨 치료제 대부분이 급여권(건강보험 적용)에 포함돼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약제비 부담이 적다. HK이노엔이 영업력을 발휘해 당뇨 치료제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시다프비아와 직듀오가 자리매김 할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국내 베스트셀러 의약품으로 평가받는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판매 제약사가 종근당에서 보령(구 보령제약)으로 바뀐 것이다.
그동안 케이캡은 종근당과 공동판매로 비약적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1139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종근당이 갖고 있던 영업망이 사라지고 보령과 함께 다시 판매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HK이노엔은 보령이 개발·판매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파이프라인 ‘카나브’를 공동 판매하기로 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해 나가려는 HK이노엔의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은 2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848억원보다 15% 이상 늘어났다.
중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는 케이캡이 얼만큼 매출 신장을 이룰지가 관건이다. 케이캡은 지난 2022년 해외 매출 2억원으로 미미했지만, 지난해 55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판매 국가가 늘어나고 영업망이 더 확충된다면 케이캡의 해외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은 신약 개발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바이오 기업 사이윈드(Sciwind)로부터 3세대 GLP-1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라이선스 인(기술 수입) 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현재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혈당 강하와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번 계약으로 HK이노엔은 국내에서 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경우 적응증이 2개로, 특히 비만의 경우 치료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아직 임상 3상 진행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지만, 치료 예후가 좋고 시장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개발 중인 타사의 후보물질과 격차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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