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④ 특수교육을 혁신하는 AI
인공지능,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발전에 따라 글로벌 교육산업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화된 학습, 협업 학습, 디지털 커리큘럼, 지속 가능한 교육 등 교육방식과 학습환경의 혁신이 바로 그것이다. 본 시리즈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에듀테크 기업과 서비스 사례를 분석해 교육산업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전통적으로 시각, 청각, 언어 등에서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은 첨단기술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최근 발전된 인공지능 기술이 특수교육에 적용되면서 이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특수교육의 인공지능 활용 효과와 글로벌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주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 인공지능 활용 효과 - 장애아 위한 맞춤형 교육, 학습 활동 보조, 교육 자료 접근성 향상, 체계적인 성과·행동 분석 등 가능해져..
인공지능을 특수교육에 활용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인공지능은 장애 학생의 독특한 요구와 능력에 적응하면서,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해 학습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AI가 기계 학습과 알고리즘을 통해 각 학생의 학습 패턴, 장단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교육 내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인공지능은 장애 학생의 학습 활동을 보조해 학습효과를 높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음성 인식 도구는 언어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AI 기반의 텍스트 인식 도구는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의 글쓰기를 도울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은 장애 학생들이 교과서, 시청각 자료 등 학습자료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거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시각·청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학습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은 장애아의 학습·행동 데이터 분석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교사들이 학습 장애물을 빠르게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면, 특수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마이크로소프트의 ‘Seeing AI’ 등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변환해 시각 장애 학생 지원하는 도구 이미 확산
먼저, 글로벌 시장에는 시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이미 많이 출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Seeing AI’는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앱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사용해 주변의 시각 정보를 오디오로 변환해 줌으로써 사용자가 물리적 환경을 더 잘 이해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기능은 ‘텍스트 읽기’지만, 제품 인식, 색상 인식, 인물 인식 등도 가능해 학교 밖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 학생이 이 앱을 이용하면 인쇄된 교과서와 문서는 물론, 칠판에 기록된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어 학습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고, 동료 학생들과 교사의 표정도 인식할 수 있게 돼 학교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제품 인식, 색상 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제품을 사거나 옷을 고를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예로, Voice Dream Reader는 다양한 형식의 파일과 언어를 지원해 인기가 높다.
이 앱은 PDF, Word, PowerPoint, HTML 등에 기록된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30개 이상 언어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 준다.
사용자는 200개 이상의 음성중 하나를 선택해 속도, 음색, 높낮이를 조정하며 들을 수 있고, 높은 대비의 문자, 큰 글꼴, 음성 명령 기능이 지원돼 시각장애자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KNFB Reader, Be My Eyes, Envision AI 등 다양한 앱이 출시돼 시각 장애 학생의 학습 및 일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 Google Live Transcribe, SignAll, AVA 등 청각 장애 학생 위한 AI 솔루션도 많아..
청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인공지능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도 많다.
2019년 구글이 개발한 Google Live Transcribe가 대표적인 예다. 이 앱은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통해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인식한 후, 텍스트로 변환하여 사용자의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준다.
7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이 앱은 주변 소음을 필터링하여 사람의 목소리만을 텍스트로 정확하게 변환하며, 대화 중 발화자가 바뀌면 새로운 줄로 구분하여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능은 수업 시간은 물론, 회의, 일상 대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스타트업 SignAll은 수화를 텍스트 및 음성으로 번역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정밀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수화 사용자의 손동작, 표정, 몸짓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수화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번역한다.
이 밖에도, Microsoft Translator, AVA, Subtitle Viewer 등도 청각 장애 학생들이 교육 환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들이다.
• Proloquo2Go, Speech Blubs, Predictable 등의 앱, 언어 장애 학생의 학습 지원하며 언어 발달에도 효과적
언어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말하기, 듣기, 읽기 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Proloquo2Go는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도구로, 언어 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아이콘을 선택하여 문장을 만들고 음성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선호와 사용 패턴을 학습해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또 다른 예로, Speech Blubs는 언어 학습과 발음 개선을 위해 설계되었다.
게임과 비디오, 그리고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어린이들의 언어 발달을 촉진하고, 특히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언어 장애 아동들에게 맞춤형 연습을 제공한다.
Predictable은 텍스트 기반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AAC 앱으로, 사용자가 타이핑할 때 AI가 문맥을 기반으로 다음에 올 단어나 문장을 예측하여 의사소통 속도를 높여준다.
이 밖에도, Talkitt, LAMP Words for Life, CoughDrop 등도 학습과 언어 능력 개선에 효과적인 도구다.
• 개인 정보의 윤리적 사용, 기술 격차, 감성적 지원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
인공지능 기반의 장애 학생 교육 솔루션은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주요 문제 중 하나는 데이터의 윤리적 사용이다.
AI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인데, 이 정보가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사용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기술 격차다. 현실적으로, 모든 학교나 가정이 이러한 기술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술 격차는 학습 격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에서 인간의 손길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도전이다. 인공지능은 여러 면에서 가치 있는 지원을 제공하지만, 인간 교사만이 줄 수 있는 감정적 지원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