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맑음'‧생보 '흐림' 엇갈린 1분기 실적…생보사 '제3보험'으로 손보사 추격 나서
생보업계 1분기 순익 감소…회계제도 변경에 일회성 비용 늘어
손보업계는 순익 규모 확대…장기보험 등 보험손익 개선 영향
생보업계, '제3보험' 상품 잇따라 출시하며 수익 확대 안간힘
"저출산‧고령화로 생보사 성장동력 저하…제3보험 입지 확대해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의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생‧손보업계의 격전지가 된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생보업계는 제3보험 비중이 적어 회계변경에 따른 준비금 적립에 순익이 줄어든 모양새다. 생보사들은 제3보험 상품을 강화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화재‧한화생명‧교보생명의 1분기 순익 규모은 모두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익은 6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3683억원으로 36.5% 줄었으며 교보생명은 2933억원으로 38.7% 축소됐다.
반면 손보업계 '빅4'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순익은 6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상승했다. DB손보는 5834억원으로 30.4% 상승했으며 현대해상은 4773억원으로 51.4%, KB손보는 2922억원으로 15.1% 확대됐다.
생‧손보업계의 실적이 엇갈린 것은 투자손익 감소와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금융자산 비중이 큰 생보사들은 지난해 1분기 채권 재분류, 유가증권 평가손익 감소, 교체매매 등 일회성 요인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 1분기 투자손익 확대의 역기저 효과로 관련 손익이 감소했다.
또 IFRS17이 도입되면서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 기준이 원인사고일(실제사고발생일)로 변경되면서 추가적립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이 확대된 점도 손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IBNR이란 보험사고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생겼음에도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반면 손보사들의 순익이 증가한 것은 투자손익과 장기보험 CSM 상각익 증가, 예실차 관리 등을 통해 보험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IFRS17 도입 이후 암보험, 간병보험 등 납입기간이 긴 장기보험은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으로 여겨진다. 또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실적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손보업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손보업계가 이처럼 제3보험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생보업계에서도 건강보험, 간병보험 등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실적 상승을 꾀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생보사들은 건강보험을 잇따라 내놓으며 손보업계와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인터넷 입원 건강보험', '일상생활플랜보험',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 등을 내놨으며 한화생명은 'The H 초간편 암보험', 'The H 건강보험' 등을 출시했다. 교보생명도 '마이플랜건강보험', '평생건강보험' 등을 내놓으며 제3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구구조가 변화되면서 생보사들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손보사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제3보험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상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이미 시장이 과포화돼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미래 수익지표인 CSM 확보를 위해서도 제3보험 영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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