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5.31 01:26 ㅣ 수정 : 2024.05.31 01:26
남녀불문, 전공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채용열기에 기업과 대학들 부담은 가중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은 2024년 4월 대졸자의 취업률이 작년보다 0.8포인트 오른 98.1%를 기록했다고 이번 달 24일 발표했다.
이는 2018년과 2020년 졸업자의 98.0%를 뛰어넘어 1997년에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치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경기가 회복되는 와중에 인력난은 가중되면서 취준생 우위의 취업시장이 더욱 선명해진 결과였다.
일본의 취업률은 한국과 달리 모든 졸업생이 아닌 취업을 희망하는 졸업생 중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인원을 갖고 계산한다. 코로나 충격을 처음 받은 2021년 졸업자는 96.0%, 2022년 졸업자는 95.8%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2023년 졸업자부터 97.3%로 3년 만에 반등하였고 올해 졸업자가 사상 최고 취업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남녀별로 보면 남자가 작년 대비 0.6% 오른 97.9%를 기록했고 여자는 1.0포인트 오른 98.3%를 기록하였으며 전공별로는 문과가 97.9%로 과거 두 번째, 이과는 98.8%로 과거 최고 취업률을 달성했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메이지대학의 취업지원 담당자는 ‘사회의 불확실성이 올라가면서 적극적으로 스킬을 익히고 회사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커리어를 쌓아가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올해 취업시장은 리크루트 취직미래연구소의 조사결과 78.1%의 취준생들이 5월 15일 시점에서 이미 한 곳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작년보다 6.0포인트나 높은 결과를 보이며 한층 심각해진 채용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여러 개의 합격통지를 받고 여유롭게 입사할 기업을 고민하는 취준생들과 달리 기업과 대학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우선 기업들은 당초 채용계획 대비 원활한 인력수급이 불가능해지고 인력쟁탈전이 심해지면서 너도나도 임금을 올리고 채용방식을 다변화하는 등의 추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무제한 고깃집 야키니쿠 킹(焼肉きんぐ)으로 유명한 모노가타리 코퍼레이션은 인상된 연봉에도 신입사원이 쉽사리 모이지 않자 올해부터는 아르바이트생을 정규직으로 입사시키기는 제도를 만들어 전 직원이 점포를 돌며 아르바이트생과 교류하고 입사를 제안하는 자리를 월 3~4회씩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때는 한 자릿수로 신입사원 채용을 억제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코로나 이후 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자 작년에는 110명을 신규 채용했고 그럼에도 원활한 운영태세를 갖추지 못하자 올해는 채용규모와 연봉 모두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대학 입장에서는 불편하기만 하다. 4학년 학부과정 중 2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인턴쉽에 참여하고 기업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면서 대학이 학문을 배우는 곳이 아닌 취업학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세를 거스르고 학생들에게 학문만을 강조할 수도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빨라지는 취업스케쥴에 발을 맞추고 있다.
오사카에 위치한 대형 사립대학 중 하나인 킨키대학(近畿大学)은 작년에도 진행하였던 3학년 대상 ‘취직활동 궐기대회’를 올해는 5개월 앞당겨 1학기에 개최했다. 킨키대학 관계자는 ‘점점 앞당겨지는 취업스케쥴 탓에 유학이나 부 활동을 병행하기가 어려워지고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들을 충분히 기르기 전에 취업활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면서도 현재 취업시장과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하여 일정을 변경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였다.
향후 만에 하나 취업활동 시기가 더 앞당겨진다면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학업은 제쳐두고 취업부터 고민하기 시작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지금의 일본 채용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면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