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밸류업 공시 한 달 넘어가는데…증권가 참여 소식 '잠잠'

임재인 기자 입력 : 2024.06.27 15:46 ㅣ 수정 : 2024.06.27 15:46

밸류업 공시 키움증권 포함 3개 기업뿐
NH투자증권, 준비중에 있어…현업부서 답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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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임재인 기자] 국내 증시 주가 부양을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가 한 달차로 접어든 가운데 저평가주로 주목받았던 금융투자업계에선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여전히 공시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이날까지 밸류업 공시된 기업은 키움증권과 에프엔가이드, 콜마홀딩스 등 3개 기업뿐이다. KB금융, DB하이텍, 우리금융지주, HK이노엔 4개 기업은 예고 공시를 낸 상태다. 

 

증권사는 은행 등 여타 금융사와 함께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대상 사업군으로 주목받아왔다.

 

밸류업 공시 시행이 한 달이 돼가지만 자율에 맡겼기 때문인지 아직도 참여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1호 공시에 나선 키움증권 이후 추가 참여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자율공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장사는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밸류업 공시 참여와 관련해 대체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주주환원 정책 의결 등 자체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더 힘을 싣고 있지만 밸류업 공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증권사도 적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현업부서가 답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상장사는 밸류업 공시 참여가 지지부진한 배경으로 △계획 수립과 작성에 대한 구체적인 형식의 불분명함 △주주 및 투자자 소통의 확대에 대한 대응 어려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대한 이행평가 대응 부담 등을 꼽았다.

 

저평가주로 꼽히는 금융 상장사, 그 중 증권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밸류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의 강도 높은 인센티브 제도와 의무공시로의 전환, 시장배경과 기업현황에 근거한 합리적인 예측 보고서 체계 등 참여 상장사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앞서 정부는 공시를 독려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공시를 낸 기업 대상으로 세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간 이견차로 국회 내 합의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하는 세법개정안은 보통 7월 말에 발표된다. 다만 야당에서는 세법 개정을 ‘부자감세’로 보고 있다. 또한 이를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처리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만큼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제 혜택 정부안만을 근거로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기엔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세제 혜택 방안은) 아직 국회 등과 합의가 되지 않은 정책이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정부안이 확정되면 그 이후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밸류업 공시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세제 혜택이 밸류업 공시 참여율에 힘을 실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려운 만큼 가상자산이나 채권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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