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22)] 대대장 취임 후 첫 번째로 폭발하게 만든 동원훈련(상)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4.07.08 17:46 ㅣ 수정 : 2024.07.08 17:46

예비군들은 동원훈련을 바쁜 직장생활을 속에서 공인된 휴가 기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일탈행동 발생
대대장은 간부들에게 언성 높히며 엄격한 지시와 힐책하는 악역으로 예비군들이 순응하며 따라오도록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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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훈련 입소 신고하는 예비군들과 단상에서 완편 신고를 받던 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평시 향토사단에 편성된 대대는 간편이라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지만 동원훈련을 하면 전시에 편제된 예비군들이 동원되어 대대원 전원이 모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동시에 유사시를 대비하여 훈련하면서 호흡을 함께하며 응집하여 온전한 전투력을 강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훈련이다. 

 

사단장 초도 업무보고를 끝내자 바로 몇주일 뒤인 6월3일부터 동원훈련이 계획되어 있어 시간에 쫒기며 바쁘게 준비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연대직할대도 포함되어 인원이 많다보니 두 번에 나누어 18일까지 훈련하기 때문에 각별히 더 확인하고 준비할 것이 많았다.

 

각 중대장들은 평소 10명도 않되는 인원들을 데리고 운용하다가 동원훈련이 시작되면 예비군들을 포함한 100명이 넘는 중대원을 지휘한다. 따라서 중대장들이 철저한 사전 교육받아 예비군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훈련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또한 현역병들은 전 중대원이 모여 함께 훈련한다는 전우애보다는 이미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고참인 예비군들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더구나 현역 근무가 아닌 상근예비역이나 해·공군 예비군이 참가할 때는 박격포나 기관총 등 육군 관련 전시 훈련이 부족하여 더 어려운 상황이 될까봐 걱정도 했다.

 

반면에 필자는 대대장으로 취임했지만 전방에서 중대장 근무시보다도 적은 인원을 지휘하다가 동원훈련을 통해 완편된 대대원을 지휘하며 훈련시킨다는 것에 약간은 흥분에 빠지며 기대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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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이 차량을 주차시키고 입소준비를 위해 훈련 편성 확인과 필요 물자들을 수령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김희철]

 

악역을 담당했던 대대장이 눈에 보이면 예비군들은 자신의 복장부터 급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바뀌어...

 

대대 전병력들이 사전에 동원훈련장으로 이동해 훈련장과 막사들을 정비하여 동원된 예비군들이 도착시에 정말로 정성스럽게 훈련 준비를 했다는 인상이 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물론 훈련전에 연대장의 준비 사열이 있어 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연대장은 동원된 예비군들이 무질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당부를 추가하면서 동원훈련 준비사열은 잘 끝났고, 드디어 동원훈련이 시작되었다.

 

통상 예비군들은 동원훈련을 휴식 기간으로 생각하며 참석한다. 바쁜 직장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공인된 휴가 기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일탈 행동이 발생한다.

 

하지만 예비군들은 입소시 차량 주차 및 신고 준비부터 간부와 조교들의 행동이 매우 엄격하여 예전에 참가했던 훈련보다는 좀더 까다롭게 통제하는 인식이 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식당에 출입시에 정상적인 복장 점검을 하고 열과 오를 맞추어 이동하도록 통제하여 직장생활의 휴가 기간이 아니라 군에 다시 입대한 기분이 들도록 했다. 

 

역시 인간의 본성 고려시에 의식주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성어린 막사 준비를 하여 작은 감동으로 기분 좋게 했지만 복장이 불량하거나 식당 출입시를 포함해 이동시에 무질서한 모습이 보일때에는 통제를 소홀히 하는 간부들에게 호통을 쳤다.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대대장인 필자가 악역을 담당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난히도 예비군들이 보는 앞에서 대대 간부들에게 엄격하게 힐책하며 지시하고 언성을 높혀 통제하는 모습을 통해 대대원들이 대대장 핑개를 대면서 협조를 부탁하여 예비군들이 지시에 순응하며 따라오도록 유도했다.

 

효과가 바로 발휘되었다. 대대장이 눈에 보이면 예비군들은 급하게 자신의 복장부터 챙기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덕분에 간부 및 조교들의 예비군 통제는 수월해졌다.(하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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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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