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64)] 공무원 인력부족 허덕이자 의원면직 퇴사자 모셔오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7.26 00:58 ㅣ 수정 : 2024.07.26 00:58

한때 안정성의 대명사로 불리던 공무원이 경직된 조직문화와 높은 업무강도에 급여는 사기업보다 낮아 취준생들로부터 외면받자 인력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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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본 공무원 사회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취업시장 호황으로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우수한 인재들이 사기업으로 계속 빠져나가자 일본에서는 이례적으로 지자체들이 의원면직한 옛 직원들에게 재입사를 권유하고 있다.

 

일본의 제1도시 도쿄도는 ‘도청 버전 알룸나이 채용제도’라는 이름을 내걸고 올해 4월부터 기존 의원면직자들을 대상으로 재채용을 시작했다. 1년 이상 도청 근무경력을 가진 퇴직자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필기시험이 면제되고 바로 서류심사와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별도의 모집기간 없이 상시채용으로 운영되며 일반 사무직부터 기능직까지 대부분의 직무에서 재채용이 이루어질 만큼 1400여만 명의 인구를 관할하는 도쿄도청의 인력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도쿄 이외에도 나가노현(長野県), 시즈오카현(静岡県), 고베시(神戸市), 이바라키현(茨城県), 오사카부(大阪府) 등이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검토 중에 있다.

 

졸업생 또는 동창생을 의미하는 영단어 알룸나이(Alumni)는 인사 분야에서는 중도퇴사자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퇴사는 배신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일본 사회지만 최근 들어 이직이 활발해지고 채용난이 가중되자 중도퇴사자는 즉시 전력이라는 이미지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알룸나이 채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대형취업포털 리크루트의 재채용 대행서비스 이용기업은 1년 반 만에 4.5배로 급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기업들에 비해 중도퇴사자를 재고용하려는 지자체들은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출산이나 육아, 개호 등으로 피치 못하게 퇴직한 여성들의 복직을 지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최근에는 사기업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이젠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홋카이도는 2021년부터 육아나 개호 등을 이유로 퇴직한 직원들만으로 한정하던 재채용 제도를 작년부터 모든 퇴직자로 확대했다.

 

채용직무도 기존에는 기술직과 전문직뿐이었지만 행정직 등으로 확대한 결과 2021년부터 2년간 4명뿐이었던 재채용 지원자는 2023년에만 17명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알룸나이 채용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지방공무원 부족현상이 결정적이다. 한 때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구직자 우위가 계속되는 채용시장에서는 큰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2022년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자 수는 약 43만 800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고 정년 전에 의원면직한 중도퇴직자 수도 2022년에만 약 4만 6000명을 기록하며 5년 전에 비해 40% 가량 늘어났다. 기술직만 놓고 보면 모집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지자체들이 즐비하다.

 

지자체들의 알룸나이 채용은 일본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 지방공무원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의 인기와 응시자 수도 함께 하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일본 총무성은 작년 12월에 직원 육성과 채용방침을 담은 지자체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재채용제도의 창설을 명시했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높은 업무강도, 그에 비해 한참 부족한 급여수준으로 인해 한국의 젊은 공무원들도 의원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인재확보를 위해서라도 조금은 유연한 인력채용 및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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