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링 푸드 ‘가지’…우리 제철 음식으로 무더위 날리자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종일 찬 음료만 마시다 보니 컨디션은 왠지 별로인데도, 입에서는 자꾸 찬 것만 찾게 된다. 이럴 때는 건강에 좋으면서도 열을 식혀 주는 쿨링 푸드를 섭취해 보자.
대표적인 식품이 바로 가지이다. 자주와 보라색 물감을 조화롭게 풀어놓은 듯한 가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맛깔스러운 여름 제철식품이다. 가지는 다른 채소들에 비해 영양가가 부족한 탓에 자칫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가지 만의 숨은 가치를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이다.
가지는 따로 불리던 별칭들이 있었다. ‘본초강목’에서는 가지를 ‘낙소(落蘇)’라고 불렀는데 즉,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초별갑(草鱉甲)’이란 이름도 있었다. 가지는 갱년기 여성들이 겪기 쉬운 갑자기 추웠다가 또 갑자기 열감이 느껴지는 한열 증상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원래 한의학에서는 자라 껍데기인 ‘별갑’이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 가지도 그 비슷한 효능을 내는 것으로 인정받아 초별갑이라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가지는 몸 안에 기운을 배꼽 부위 아래로 내리기 때문에 대장이 쉽게 동하면 꺼려야 한다고 적혀 있다. 즉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대장 기능이 약하거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있는 분들은 아무리 더워도 섭취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체질적으로 몸이 냉하거나 오랫동안 냉증을 앓은 경우는 오래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만약 오래 먹으면 기운을 손상시키고 동(動)하게 해서 피부를 헐게 하고 고질병이 생긴다. 또, 복통, 설사를 일으키고 여성의 경우 자궁에 해롭다”고 조언했다.
가지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듬뿍 넣고 무쳐 먹으면 비록 나물반찬이라도 식감은 고기를 먹는 듯 부드럽고 담백하게 씹히는 것이 먹고 난후에 속도 든든하게 해준다.
가지는 요즘 열광하는 항산화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안토시아닌 성분이 매우 풍부하다. 이 성분은 채소와 과일에 많은 기능성 성분으로 강한 항노화 기능을 발휘한다. 특히 가지 껍질 속에 풍부한 피토케미컬은 지방질을 잘 흡수하고 혈관속의 노폐물을 용해 배출시켜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가지는 몸 안에 열이 많은 체질에게 잘 맞으며 특히 염증성 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 껍질의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암작용과 함께 각종 성인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가지는 특히 열량이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가지는 수분함량이 많은데다가 체내 나트륨 성분 배출에 작용하는 칼륨 함량이 많이 들어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더욱 좋다.
■ 차가운 속성의 가지는 무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 불어넣어 줄 스태미너 음식
가지는 속성이 아주 차가운 식품이라서 더위 먹고 허덕일 때 가지요리를 해 먹으면 더위가 가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무더운 복중에는 걸쭉한 보양식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간단하면서도 스태미너에 도움이 되면서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인 가지요리를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 기름을 잘 흡수하는 가지의 속성을 활용하면 좋다. 기름을 써서 요리를 하면 리놀레산과 비타민E를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성인병이 염려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특히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침착되어 있는 사람들은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을 넣고 만든 가지 요리를 자주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이 된다.
리놀레산이나 비타민E는 식물성 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조리 시 기름과 궁합이 잘 맞는 가지는 리놀레산을 섭취하기에 아주 적당한 식품이다. 또 가지에는 경련을 억제하는 스코폴레탄과 스코파론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신경통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는 꼭지도 민간요법으로 유용하게 쓰여 왔다. 구내염과 치주염이 있을 때 꼭지를 태워서 입에 담고 있으면 증상이 가라앉을 수 있는데 이는 가지가 열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꼭지는 따로 모아 두었다 차로 끓여서 마시면 유용하다. 말린 가지 꼭지 2~3개를 프라이팬에 한 번 볶아낸 후 물 500cc 정도에 약한 불로 30분 정도 끓여서 이용한다.
한편 가지를 고를 때는 색이 짙고 꼭지와 꽃받침이 싱싱하고 표면에 윤기가 있으면서 고른 것이 좋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은 가지라 해도 덜 익은 가지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들어있어 삼가야 한다. 찌거나 튀겨서 섭취하면 차가운 성질도 절감되며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질이 뜨거운 파, 양파, 생강, 마늘, 고추 등과 함께 요리하면 가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