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깜빡이 켜졌다...은행 정기예금 하락폭 키우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9.23 08:27 ㅣ 수정 : 2024.09.23 08:27

긴축 완화 전망에 채권금리도 내려가
시장금리 반영 정기예금 덩달아 하락
“지금이 제일 높다” 막차 수요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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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의 영업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완화를 본격화하면서 한국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경우 채권금리 하락으로 은행권 여·수신 금리도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금리 하락 전 최대한 높은 금리로 수신 상품에 가입하려는 막차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금리 기준 연 2.80~3.80%로 집계됐다. 최고금리는 고객이 해당 금융상품 기본금리에 은행이 설정한 우대조건 등을 충족하면 적용받을 수 있는 금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보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3.33~3.80%로 형성돼 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연 3.80%를 제공하고 △우리은행 연 3.37% △국민·하나은행 연 3.35% △신한은행 연 3.33% 순으로 최고금리가 높게 적용된다. 

 

시장에선 올 연말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 연준이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에서 연 4.75~5.00%로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이르면 10월 11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채권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에 은행 여·수신 금리 역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미 채권시장은 주요국 긴축 완화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3.2%까지 하락했다. 

 

이는 현재 은행이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대부분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3.50%를 밑돌고 있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예금 평균금리는 연 3.41%로 전월(연 3.50%) 대비 0.09%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연 3.92%)과 비교하면 0.58%p 급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 상품에 가입하려는 막차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25조6659억원으로 전월 말(909조3403억원)과 비교해 16조3256억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 전 일찌감치 목돈을 묻어두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4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금리가 본격적인 우하향 추세로 접어든 만큼 장기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거치 기간이 긴 예금일수록 금리를 낮게 설정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정기예금 기준 2년 만기 상품 금리는 연 2.70~3.40%로 형성돼 있다. 1년 만기 상품과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63%p, 0.40%p 낮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10월에 (기준금리) 0.25%p 인하 정도면 은행채가 큰 폭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시장금리와 함께 자금 조달 상황, 경쟁사와의 금리 차이 같은 고려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예금금리 조정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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