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는 신한‧KB‧농협 생보사 CEO…'연임 관행' 변수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뚜렷한 성과 에도 '임기 2년' 관행 발목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실적 성장에 요양‧해외사업도 순항…연임 가능성 무게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통합법인 안정화에 연임 가능 전망…올해 실적 변수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뚜렷한 성과에도 '2년 임기' 관행에 교체 가능성
"농협 제외 금융지주, '2+1' 관례화…윤해진 대표 관행 깰 수 있을지 주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지주의 계열사 수장 교체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지주계 보험사 CEO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NH농협생명 윤해진 대표의 임기가 모두 올 연말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이영종 대표와 이환주 대표는 무난하게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는 연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경우 2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뚜렷한 성과 지표
윤 대표는 NH농협생명의 재무건전성을 안정화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NH농협생명은 2022년 금리상승 영향에 매도가능증권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자기자본이 크게 줄었다. 같은 해 9월 NH농협생명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82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지급여력(RBC) 비율도 107.3%를 기록해 간신히 법정 규제비율을 넘겼지만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한참 밑돌았다.
윤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자본확충에 나서며 재무건전성을 회복했다. IFRS17과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이 도입과 함께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결과다. 같은 해 NH농협생명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325.5%(경과조치 적용)로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817억원으로 전년 647억원에 비해 180.9%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좋은 상황이다. 상반기 NH농협생명의 순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458억원에 비해 12.4% 성장했다. 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비중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윤 대표는 요양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5월 일본의 대표적 스마트 요양사 젠코카이의 산하 연구소 젠코종합연구소와 고령화 대응 시니어사업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를 통해 NH농협생명 중인 디지털 전환과 요양사업 진출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농협금융의 관행 때문에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2012년 대표에 취임했던 나동민 전 NH농협생명 대표가 1년 연임한 사례가 있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업계 상위권 도약 착실히 진행 중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지난해 취임한 이영종 대표는 '생보업계 2위' 도약을 목표로 내세우며 꾸준히 실적을 개선했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4724억원으로 전년 4494억원 대비 5.1% 성장했다. 순익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업계 4위 수준이나 3위인 교보생명과의 격차는 181억원에 불과하다.
해외법인의 손실규모가 축소된 점도 연임에 힘을 싣는다.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은 텔레마케팅(TM), 방카슈랑스 등 판매 채널을 확보했으며 올해는 전속영업조직 채널을 구축했다. 진출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은 적자 상태이나 손실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법인의 적자규모는 2022년 41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35억800만원으로 줄었다.
또 이영종 대표 취임 이후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사업에 진출한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4분기 주간보호시설(데이케어센터)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경기도 하남 미사에 도시형 요양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2028년까지 데이케어센터 1곳과 4곳의 요양 주거사업장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다만 투자손익 면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448억원으로 전분기 1146억원 대비 61.4% 줄었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영향이다.
투자손익은 올해에도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2분기 투자손익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590억원 대비 72.8% 감소했다.
다만 임기 2년을 마친 뒤 1년 연임하는 관례가 있는데다 순익규모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요양사업과 해외법인도 순항하고 있어 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통합법인 안정적으로 이끌어
KB라이프의 초대 수장인 이환주 대표 역시 연임이 예상된다. KB금융 역시 2년 임기 종료 후 1년 연임을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이환주 대표는 지난해 통합법인의 첫 대표로 취임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KB라이프는 출범 첫 해 2562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순익규모를 단순 합산한 1358억원에 비해 89% 증가한 규모다.
다만 올해 실적이 변수로 지목된다. KB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202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2202억원에 비해 8.1% 감소했다. KB라이프는 올초 생보사들이 격전을 벌였던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이에 순익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보장성 상품을 줄이고 저축성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악화됐다. 저축성 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부채로 인식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 경쟁사들은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열을 올리며 수익에 도움이 되는 보장성 상품 비중을 확대한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상반기 KB라이프의 CSM은 3조1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2122억원에 비해 2.1% 줄었다. 저축성 상품을 늘리면서 저축성 APE는 같은 기간 481억원에서 2816억원으로 485.4% 폭증했으며 이 중 연금보험 APE가 2587억원으로 91.9%를 차지한다.
이환주 대표의 남은 임기 과제로는 수익성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꼽힌다. 이환주 대표는 지난달 14일 '2024년 하반기 CEO 타운홀 미팅'을 열고 "하반기에는 고객과 현장 중심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미래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요양사업 고도화,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 풀케어(Full Care)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통상 2년의 임기를 마치고 1년을 연임하는 '2+1'이 관례화 돼 있다"면서 "이영종 대표나 이환주 대표는 좋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임기 만료 후 연임하는 사례가 적다"면서 "윤 대표가 괄목할 성과를 보인 만큼 관행을 깨고 연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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