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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의 광고썰전 (203)

차승원의 귀한 족발 vs 이찬원의 원할머니 보쌈, 천고마비의 계절 사람도 살찌게 하는 안주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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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입력 : 2024.09.25 05:15 ㅣ 수정 : 2024.09.25 06:48

요리에 진심인 두 모델의 다른 듯 닮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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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추석이 여름인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정도 날씨라면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가 아니라 온도가 높고 온몸이 마비된다는 “온고마비”로 바꿔 불러야 할 것 같다.

 

천고마비란 말을 들으면 크게 두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첫째는 유래와 의미에 대한 것이다.

 

날씨가 매우 좋고 풍요로운 계절임을 표현하는 말로 알고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중국 은나라 시기 흉노족의 침입에서 유래되었다. 한서의 흉노전에 따르면 유목민족인 흉노족은 겨울을 나기 위해 인근 농경지대 민족들을 습격하여 식량을 약탈하는데 이를 위해 추수의 계절인 가을에 말들을 살찌게 먹였다고 한다.

 

따라서 천고마비의 의미는 풍요의 계절이라는 긍정적 의미 보다는 흉노가 언제 쳐들어 올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다소 부정적이고 두려움의 의미가 강했다.

 

가을이 오면 하늘이 높고 맑아지는 “천고”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반면 말이 살찌는 “마비”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두 번째 궁금증은 “마비”에 관한 것, 다시 말해 가을이 되면 말이 살찌기는 하는지? 더 나아가 사람도 살찌는지? 에 대한 사실관계다.

 

우선 말은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10Kg 정도 살이 찌는 것이 팩트다.

 

사람도 살이 찌는데 주된 이유는 체온을 올리기 위한 음식 섭취량이 늘기 때문이다. 또한 선선하고 활동하기 좋은 날씨를 맞아 열량 소모가 많은 야외활동들이 많아지고 야외 활동 후 빼놓을 수 없는 풍부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안주 삼아 술자리도 늘어난다. 결국 많이 먹어서다.

 

이를 부추기는 식품 기업들의 마케팅도 한몫 한다. 치킨, 햄버거, 피자뿐 아니라 전통 먹거리인 족발과 보쌈 광고까지 가을이면 먹거리 광고가 늘어나고 그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더 치명적인 것은 그 많은 것을 먹고도 날씬한 모델들을 보며 “나도 괜찮을 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자기합리화 한다는 점이다.

 

삼시세끼에서 원조 요색남 차줌마로 명성을 떨치던 차승원이 모델로 나오는 족발 광고다.

 

 

 

 

[귀한족발 x 차승원, 귀한 한 상 차림에 빠진 차승원 족발 먹방]

 

차승원 : 뭐 그냥 대충 하나 먹자 하신 거였다면 죄송합니다

 

귀족의 품격이 느껴지는 제대로 세팅된 식탁에 앉아있는 귀족 같은(?) 차승원의 모습이 보이며

 

차승원 : 귀족의 한 상에 대충이란 없으니까

 

(맛있게 족발을 뜯으며) 충족, 흡족, 한상의 귀족

 

이 정도면 1등 아닌가? / 귀한 족발

 

제대로 만든 진짜 족발이라는 컨셉을 담은 브랜드명 그리고 줄임 말인 “귀족”과 높은 신분을 의미하는 “귀족”을 연결하여 프리미엄, 럭셔리 이미지를 형성한다. 또한 각종 요리 프로에서 보여준 차줌마 차승원의 요리에 대한 진정성을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믿고 먹을 수 있는 족발이라는 인식을 강화시킨다.

 

다음은 각종 오락프로를 종횡무진 누비는 찬또 이찬원이 모델로 나오는 보쌈 광고다.

 

 

 

 

[이찬원과 함께하는 원할머니 보쌈 신규 TVC 대 공개 풀 버전]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흑백 빈티지 느낌의 무대에 이찬원이 발레리노로 등장한다.

 

“오 보쌈” 등 모든 나레이션은 불어로 자막은 한글로 흘러간다.

 

영상미 넘치는 화면과 BGM 그리고 이찬원의 발레 동작이 마치 백조의 호수를 연상시킨다.

 

보쌈 원조 브랜드로서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따라올 수 없는 품격을 예술 작품에 비유하여 원조 명품으로 포지셔닝 한 것은 매우 전략적이다.

 

또한 먹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발레를 테마로 활용한 것과 보쌈, 김치 등 가장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단어를 불어로 나레이션 하는 것이 주는 이질감이 묘한 부조화의 조화를 이룬다.

 

이 광고의 신의 한 수는 불호가 없는 국민 남동생이며 많은 요리 프로그램에서 요리에 진심임을 보여준 찬또 이찬원을 모델로 캐스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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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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