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마이크론 호실적…삼성전자 '9만선' 신호탄 쏘나
마이크론 깜짝 실적 달성, 삼성전자 훈풍
SK하이닉스와 국내 반도체주, 코스피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가 호실적을 실현하면서, 한동안 투자 열기가 소강상태였던 삼성전자 주가에도 훈풍이 불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매도 보고서에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란듯이 급등에 성공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이 계속되자 실망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달 실적 발표로 눈길을 돌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전일 실적 발표에서 2024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 늘어난 77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76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또 2025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시장 예상치 83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87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4% 넘게 올랐고 정규장에서도 1.88% 상승 마감했다. 간밤에도 마이크론은 14.73% 급등하며 실적 호재를 누렸다.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는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개인용컴퓨터(PC)·스마트폰용 칩 수요 개선 등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마이크론은 올해 HBM 판매로 수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내년 매출에서 HBM 비중이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도 호재다. 동시에 그동안 시장에 팽배했던 공급 과잉 우려를 한 방에 해소했다.
앞선 지난 15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내년 HBM 공급 과잉으로 2026년까지 반도체 시장이 불황기를 겪을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0%와 30%가량 낮췄다.
시장에선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HBM 공급 과잉 여부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확산했다. 투자자들도 불안해했고 주가도 휘둘렸다.
모건스탠리 전망 탓에 이번 마이크론의 실적발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마이크론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4%대 폭등하는 것을 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SK하이닉스도 9.44% 오른 18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 18만원선 돌파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개발에 성공했다고는 했으나 양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주가는 6만4700원으로 전장보다 4.02% 상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AI 시장이 커지는 것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29억Gb 수준이던 AI 특화 메모리 시장이 2028년 2294억Gb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HBM 기술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러한 악재를 감안해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며 내년 D램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반도체 부문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론 실적 발표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주를 전반으로 투심이 솟구쳤다. 전일 한미반도체도 7.13% 급등했다.
게다가 7거래일 만에 하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등하며 2,600선을 크게 웃돈 것도 반가운 일이다.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로 시총 비중이 큰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여서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며 상방이 제한됐던 코스피였지만, 이날 외국인이 현·선물 모두 대량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수급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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