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비트코인 투자자들 트럼프에 등 돌렸나, 지지율 해리스와 차이 없어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10.01 23:03 ㅣ 수정 : 2024.10.02 18:03

한때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최근 조사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동일한 지지유에 그치면서 대선가도에 비상등 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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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변자를 자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며 한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과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더 이상 가상화폐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가상화폐를 보유한 유권자들은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해리스를 거의 비슷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가상화폐 투자자 중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7%로,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응답(47%)과 동일했다. 민주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에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선후보를 교체하기 전이었던 지난 5월말 조사에서 80%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과 비교하면, 4개월여만에 압도적 지지세를 잃어버린 것이다.

 

가상화폐 소유자들의 지지 정당은 민주당 22%, 무소속 22%, 공화당 18%로 집계됐다.

 

트럼프 입장에서 더 뼈아픈 것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대부분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경합주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올해초부터 줄곧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 시그널을 나타내며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변자로 자처해왔다.

 

반면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이 블록체인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가상화폐에 대한 달라진 입장을 나타냈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박빙승부를 보이고 있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은 진작부터 나왔다.

 

현재 미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최소 1800만명에서 최대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800만명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이 2023년 실시한 연례가구조사에서 나타난 추정치이며, 5000만명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주장하는 숫자다.

 

어느 숫자가 맞든지 최소 1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11월 대선의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와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트럼프 캠프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 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서 6만7000달러까지 수직으로 급등한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가 이후 비트코인 하락과 함께 그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데 이어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출시를 승인함에 따라 다시 투자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선주자 입장에서는 이런 기류변화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는데, 트럼프가 발 빠르게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의 경우 1기 재임중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는 2019년 트위터(현재 X)를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가치 변동성이 매우 높고 기반이 없어 화폐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가상화폐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랬던 그는 가상화폐 투자자 비중이 다시 늘어나자 올해초부터 잇달아 유화적인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대체불가능토큰(NFT) 컬렉션 투자자 모임에서 “(가상화폐 후원을) 만약 할 수 없다면, 내가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이 가상화폐 분야에서도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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