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코웨이·LG전자·삼성전자, 100조원대 구독시장 공략 '가속페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0.14 05:00 ㅣ 수정 : 2024.10.14 05:00

소형부터 프리미엄까지'...국내 구독시장 몸집 커져
가전 구독시장 2020년 40조에서 2025년 100조원대 성장
코웨이, 정수기·공기청정기·의류청정기·매트리스·안마의자로 다각화
LG전자, 냉장고·세탁기·TV·노트북·IT 등 약 20여가지 구독 가전 선봬
삼성전자, 'AI 가전=삼성' 위해 AI와 결합한 구독 서비스 제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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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전자제품이 서울의 한 LG전자 베스트샵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경험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 층 성향이 가전·가구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목돈 부담으로 신중하게 구입한 후 10년, 20년 고장 없이 오랜 기간 사용하는 소비를 지향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층은 적은 초기 비용으로 제품 케어 서비스를 계속 누리면서 다양한 신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구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독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가전 구독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가전·가구 구독의 출발점이라 볼 수 있는 국내 대표 렌털업체 코웨이는 정수기와 비데 등 기존 제품에서 품목 다각화와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 가전 기업들도 가전 구독 사업을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로 여기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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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맞춤형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코웨이 신개념 매트리스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 [사진 =코웨이]

 

■ 국내 구독의 원조 ‘코웨이’, 정수기 이어 매트리스·안마의자로 사업 영토 넓혀

 

코웨이는 정수기 렌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수기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진입하면서 코웨이는 렌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시작으로 의류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품목을 다양화했다. 특히 코웨이는 최근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코웨이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늘어난 2조841억원, 영업이익은 9.5% 증가한 40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웨이 사업 부문에서 매트리스와 안마의자를 맡는 '비렉스(BEREX)' 실적이 반영되는 국내 사업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 오른 6557억원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업부 실적에는 코웨이 핵심 사업인 정수기도 함께 반영됐지만 비렉스가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코웨이에 따르면 2022년 말 비렉스를 선보인 후 1년여만인 2023년 안마의자 매출이 이전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지난 2011년 처음 시도했지만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던 매트리스도 2021년 2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매출은 2022년과 비교해 약 10%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코웨이는 비렉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차별화된 기술과 더 다양해진 라인업(제품군)으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여 구독 시장 내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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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독사업 성장세 추이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자료 = LG전자]

 

■ 국내외 구독 서비스 힘 주는 LG전자…삼성전자도 진출 추진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 가운데 하나인 LG전자 공세도 만만치 않다. 

 

정수기 렌털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LG전자는 시장 2위 SK매직과 쌍벽을 이루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LG전자는 직수형 정수기가 주목받던 2018년 182%라는 연간성장률을 기록해 렌털사업으로 재미를 봤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가전이라는 핵심 사업 경쟁력을 활용해 구독 시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제품 범위를 늘렸다. 

 

현재 LG전자가 제공하는 구독 가전은 20여종에 이른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비롯해 TV, 노트북 등 홈엔터테인먼트와 IT(정보기술) 제품까지 구독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또한 LG전자는 제품 경쟁력에 다양한 구독 상품을 내놔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사용자가 구독제품 소유권을 갖는 장기할부 성격의 금융거래 방식 ‘금융리스(장기약정)’,  통신비를 연체 없이 꾸준히 납부하면 프리미엄 가전을 구독할 수 있는 통신비 기반 신용평가모형 ‘텔코스코어’ 등을 선보여 LG전자는 소비자들의 구독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일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케어 서비스를 제외한 구독 사업 매출은 2018년 2924억원에서 지난해 9628억원으로 5년간 약 30%에 이르는 연간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 올 연말에는 연간 최대 구독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구독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떠오르자 삼성전자도 구독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SK매직이 삼성전자 세탁기, 청소기 등 가전을 구매해 렌털하는 제휴 방식으로 구독 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SK매직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생활가전 렌털 온라인 판매를 중단해 삼성전자는 렌털 사업을 사실상 접은 상태다.

 

만일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을 다시 시도한다면 올해를 AI(인공지능)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AI 가전=삼성' 공식을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AI와 결합한 구독 서비스에 방점을 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가전 구독시장에서 올레드(OLED) TV 이후 ‘선도자’로 등장한 LG전자와 ‘추격자’ 삼성전자 간 치열한 ‘왕위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구독 서비스는 첫 제품 구매 비용에 부담이 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제품 크기나 형태에 관계없이 구독 서비스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드오션인 가전업계는 최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더욱 위축됐지만 구독사업은 성장세이기 때문에 가전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 경쟁이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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