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식탁이야기 (27)] 갑상선 호르몬 부족, 노인 치매로 오인?

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4.10.12 05:11 ㅣ 수정 : 2024.10.12 22:40

정홍규 전문의 “갑상선 호르몬 부족하면 기억력 감퇴하고 말 느려져”
좋은 음식=요오드‧셀레늄‧단백질 풍부한 음식은 갑상선 호르몬 활성화
나쁜 음식=고이트로젠‧포화지방산 들어간 음식은 갑상선 기능 저하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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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지난 2020년 60만8000명에서 지난해 68만4000명으로 3년새 12.5% 증가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는 기억력을 감소시켜 치매 질환과도 상관 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치매 질환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두 질환 간에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갑상선 호르몬의 부족으로 기억력이 떨어지게 되면 자칫 치매로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갑상선은 목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해 우리 몸의 대사 활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은 심장, 근육, 소화기관 등의 신체 기능을 조절할 뿐 아니라, 뇌의 발달과 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은 신경 세포의 활동을 촉진하고, 신경 회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신경세포의 건강을 유지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결핍되면 뇌 세포의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갑상선 기능을 적절히 관리하고, 조기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2020년 60만8000명에서 2023년 68만4000명으로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11만8000명, 여성 56만명으로 여성 환자가 약 5배 더 많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한다. 통계에서도 40~49세에서 점차 늘어나 60~69세에서 환자가 가장 많았다.

 

갑상선 호르몬이 적으면 우리 몸의 대사가 감소되고 열 발생이 줄어든다. 이에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얼굴과 손발이 붓고 잘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자율신경이 둔해져 맥박이 느려지고 위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긴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생리 주기가 변화하며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심각하게 부족한 경우 혼수 등 신경학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특히 정신 활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건망증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은 “갑상선 호르몬은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에도 필요한데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말이 느려지는 증상이 동반된다. 따라서 결핍되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거나 방금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기 어려워진다”며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에는 환자들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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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갑상선 질환 관리에 좋은 음식이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풍부한 음식은 갑상선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freepik]

 

■ 갑상선 호르몬 보충하는 치료가 일반적…균형 잡힌 식사‧규칙적인 운동‧충분한 휴식 통해 갑상선 질환 관리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치료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다. 또,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등 일반적인 건강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중장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주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갑상선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만약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발견되었다면,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피로감, 체중 증가, 우울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갑상선 질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즉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은 기본이며, 요오드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의 주 성분인 요오드는 갑상선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다시마, 미역, 새우, 굴, 조개류 등에 풍부한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요오드 섭취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다 섭취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갑상선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셀레늄은 갑상선호르몬의 활성 형태로 전환을 돕기 때문에 갑상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레늄은 견과류에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하루 15알 정도의 아몬드 섭취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밖에 각종 해산물과 현미, 통밀, 보리, 계란 노른자에도 셀레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갑상선기능 저하를 막으려면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도 필요하다. 블루베리, 딸기, 크랜베리 등 베리류와 시금치, 당근 등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채소 섭취도 필요하다.

 

그러나 피하거나 제한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식품들도 있다. 특히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배추 등에는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물질인 ‘고이트로젠’을 함유하고 있어 섭취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요오드 섭취가 충분한 경우에는 이러한 채소를 적당히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설탕과 포화지방산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공식품 등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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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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