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경기불황에 '요노' 급부상...유통가 휩쓴 '다용도‧앱테크‧초저가' 트렌드
지그재그, 다용도 상품 거래액 최대 33배 이상 증가
롯데온, ‘엘스탬프’ 리워드 100% 지급...고객 급증세
다이소,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지난해 매출 3조 돌파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경기 불황 여파로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용도‧초저가 상품과 앱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요노족 트렌드’에 수혜를 입는 유통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내수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내수 소비가 크게 줄었던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젊은 층의 소비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던 ‘욜로(YOLO, You Live Only Once)’ 트렌드가 저물고,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일명 ‘요노’(You Only Need One)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알바천국이 지난 8월 발표한 Z세대 소비 형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71.7%)이 최소한의 소비를 지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요노 소비 트렌드를 타고 롯데온의 엘스탬프(L.stamp)도 급성장 중이다. 지난 2022년 첫 선을 보인 엘스탬프 서비스는 현재 월평균 30~40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으며, 참여 고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 지급한 리워드 지급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어났다.
엘스탬프는 롯데 계열사 간 시너지가 돋보이는 서비스다.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롯데온을 비롯한 백화점, 마트 및 롯데 계열사 등지에서 3000원 이상 결제 시, 엘포인트(L.POINT)를 적립하면 자동으로 엘스탬프를 쌓을 수 있는 구조다. 엘스탬프를 5개 모으면, 선물상자가 제공되는데 이를 열면 롯데온 할인쿠폰 등 100% 리워드 혜택을 누리게 된다.
롯데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상품을 추가적으로 구입하지 않아도 미션에 참여하거나 출석체크를 통해 엘스탬프를 모을 수 있다”며 “고객이 평상시 소비하는 패턴을 유지하더라도 엘포인트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엘스탬프가 요노족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요노족 수혜 기업 중 하나다. 멀티 유즈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3배 이상 급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특히 범용성을 갖춘 화장품과 패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부위에 바를 수 있는 ‘멀티 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 립 제품과 블러셔로 활용 가능한 ‘립앤치크’ 거래액과 검색량은 각각 20배 이상(1963%), 33배 이상(3256%) 폭증했다. 두 가지 장점을 하나에 담은 ‘듀얼’ 제품 거래액은 608% 증가했다. 또 끈을 조절해 원하는 모습으로 연출하는 ‘스트랩 조절’ 아이템 거래액도 32배 이상(3124%) 폭증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요노 트렌드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1030 여성을 주축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고객의 니즈를 발 빠르게 반영해 지그재그에서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도 요노족들이 즐겨찾는 대표적인 유통채널이다. 물가 부담을 줄여주는 1000원~5000원대 상품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데다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이소는 최근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초 및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2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VT의 앰플(고농축 영양제품) 상품 ‘리들샷’은 품절대란을 빚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업체도 다이소에 입점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적도 다이소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다이소는 2019년 매출 2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3조 4604억 원을 돌파하며 ‘3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전국 매장 수 역시 2020년 1339개에서 지난해 1519개로 3년 만에 약 13.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고물가로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가성비 높은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균일가로 다양한 상품을 가성비 있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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