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 기자 입력 : 2024.10.18 18:20 ㅣ 수정 : 2024.10.19 05:00
서영이앤티, 화장품 ODM 비앤비코리아 지분 전량 인수 달바·메디큐브 등 100개 사 파트너십 둬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서영이앤티 지분 58.44% 보유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 국내 주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자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비앤비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서영이앤티 측은 최근 국내 주류 사업 부문의 경쟁이 심화되며 신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K뷰티 성장세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9억 원으로 전년(1906억 원) 대비 35% 감소했다. 이에 해외를 돌파구로, 2030년까지 소주 제품 글로벌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실제 K뷰티에 대한 미래는 밝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3분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62억 달러, 약 8조 4000억 원) 대비 19.3% 증가한 74억 달러(약 10조 원)라고 발표했다. 3분기 누적 수출액은 역대 연간 수출액이 가장 컸던 2021년 3분기(68억 달러, 약 9조 원)보다 8.8% 올랐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2027년까지 약 896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달바·메디큐브·더마팩토리 등 100여 개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비앤비코리아의 실적 또한 증가 추세다.
비앤비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42억 원과 영업이익 70억 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대비 34.3%(매출 329억 원)와 52.2%(영업이익 46억 원) 급증했다. 올해는 매출 730억 원과 영업이익 150억 원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회사 측은 "비앤비코리아는 현재 화장품 제조업계 국내 매출 15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5위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서영이앤티는 비앤비코리아의 잠재 성장력을 눈여겨보며 해외 뷰티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 도소매업과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엔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래 불투명성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난제로 꼽혔다. 비앤비코리아를 넘겨받을 때도 올 9월 인수목적회사인 진백글로벌을 직접 설립했을 정도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영이앤티의 이번 인수가 하이트진로그룹 3세 승계를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이나 오너 3세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은 서영이앤티의 지분 58.44%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해 있다. 둘째인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과 박 회장,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이 각각 21.62%, 14.69%, 5.1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하며 박 회장(29.49%)에 이은 2대 주주다. 즉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상장사 하이트진로와 비상장사 16개 기업을 휘하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영이앤티가 우회 지배하는 셈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체결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그룹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행보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는 "비앤비코리아는 독보적인 화장품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회사"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서영이앤티는 종합 식품을 넘어 일상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 전했다.
이번 인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는 더터닝포인트와 에스비파트너스가 공동으로 맡았다. 에스피파트너스는 화승인더스트리를 모회사로 둔 신기술 사업 투자사다. 더터닝포인트는 최근 스킨1004를 운영하는 크레이버의 인수 계약에 참여하는 등 뷰티 업계에 경험이 많은 PEF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