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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전기차배터리 수주 늘려 '캐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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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0.22 05:00 ㅣ 수정 : 2024.10.22 08:36

LG에너지솔루션, 美포드와 13조원대 전기상용차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유럽 전기상용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 36% 넘어 '고수익 사업'으로 꼽혀
LG엔솔, 獨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차세대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
삼성SDI, 현대차 차세대 전기 SUV '제니시스 GV90'에 각형 배터리 판매
SK온, 현대차 전기차 차종 절반 이상에 공급...전기트럭·전기 픽업트럭 배터리 생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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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석희 SK온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최윤호 삼성SDI 대표 [사진=각사]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전기자동차 화재 등 악재로 침체에 빠졌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극 수주 계약 소식을 잇따라 전하며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된 계약 건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기가와트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계약금액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시공시 기준 금액 이상으로 추정돼 공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 추산한 계약 규모는 약 13조원에 이른다. 모듈을 포함하면 매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가 지난해 추진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JV) 공급 물량도 포함됐다. 두 업체는 애초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전기차 배터리 JV 설립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번 계약은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하나이며 유럽 상용차 시장 1위 업체 포드와 이뤄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전문 리서치 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6%이며 2030년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은 50%가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 

 

전기 상용차는 전기차와 비교해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가 길다. 특히 눈과 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운행할 수 있고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주기)은 긴 편이다.

 

이 때문에 상용차 업체는 '고출력', '장수명' 등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배터리’를 선호한다. 그만큼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 계약도 가능해 배터리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분류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지만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고객의 높은 요구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계약에 앞서 독일 완성차 기업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대상으로 2028년부터 10년 간 총 50.5GWh 규모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일 것으로 추정한다. 지름 46mm인 46시리즈는 기존 지름 2170(지름 21mm·길이 70mm)과 비교하면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가 많다. 46 시리즈의 주행거리는 2170과 비교해 16% 가량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계약이 눈길을 끄는 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알려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외에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는 데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4대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EV(전기자동차)사업 내 제품 및 고객 다변화에 집중하겠다며 원통형에서 46시리즈를 통해 전통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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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자동자형 배터리 라인업 [사진=금교영 기자]

 

이에 질세라 삼성SDI는 현대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해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모델은 개발중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GV90'으로 2026년 1분기 출시될 전망이다. 

 

제네시스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네시스 모델은 그동안 SK온 파우치형 배터리를 대부분 사용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차세대 프리미엄 모델로 협력을 강화했다. 당시 삼성 SDI는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에 따라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 유럽 현지 공장에 6세대 각형 배터리 P6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온은 현재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전기차 차종 절반 이상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SK온은 또 내년부터 포드와 합작공장 미국 '블루오벌SK'에서 전기트럭 'E-트랜짓'과 전기 픽업트럭 'F-150F 라이트닝'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지만 결국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특히 그동안 수요가 주춤했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황 회복 조짐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업계 빅3가 국내외 수주를 일궈내며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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