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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영풍·MBK 지분매입 원천 무효이며 법적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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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0.22 17:52 ㅣ 수정 : 2024.10.22 17:52

박기덕 사장 긴급 기자회견 “사기적 부정거래, 시장 교란 행위” 비판
"영풍·MBK 공개매수 5.34% 지분 적법성·유효성 문제점 드러내"
박 사장, 경영권 방어 위해 모든 수단·방법 강구..."우호지분 이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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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는 비정상적 거래라며 확보한 지분 5.34%에 적법성이나 유효성에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덕 사장은 또 지분 매입은 원천 무효이며 명확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코라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정상적 상황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거래”라며 “소송 절차를 악용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반복한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법원이 전날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고려아연이 관련 입장과 향후 대응 계획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이 사모펀드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면서 촉발했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14일 마감된 공개매수에서 5.34% 추가 지분을 확보해 38.47% 지분을 보유했다. 다만 당초 목표했던 과반 이상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고려아연은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예고한 가운데 양측 모두 의결권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고려아연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2.5%를 포함해 36.49%로 예상된다. 

 

이에 고려아연은 우호 지분 확보와 동시에 영풍·MBK 지분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경영권 방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사장은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와 동시에 회사 자사주 취득 금지 1차 가처분 제기로 회사의 유일한 대응 수단을 봉쇄했고 돌연 이를 취하하고 동일한 내용의 가처분을 다시 제기해 심문 기일을 지연시켰다”며 “일반적인 가처분 분쟁 실무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며 자사주 취득이 위법하다는 주장을 유포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1차 가처분이 기각되자 2시간 만에 동일한 쟁점을 주장하며 2차 가처분을 제기했다”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법을 어겨 2차 가처분으로 무효화될 수 있다는 억지 주장이 퍼지면서 투자자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등 소송절차를 남용하고 악용했다”고 덧붙였다.

 

의도적인 시세 조정에 대한 의심도 제기했다. 

 

박 사장은 “영풍·MBK는 고려아연 주식이 주당 66만원이면 충분한 프리미엄 가격이라고 근거없이 호언장담해 증액은 없다고 시장을 기망했다"며 "그러나 곧바로 75만원으로 증액하고 공개매수 마지막 날 장 마감 직전 스스로 '고가 매입 배임'이라며 비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과 같은 83만원으로 증액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유포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온갖 루머와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난무했고 이로 인해 고려아연 주가는 널뛰기 그 자체였다”며 “그 중심에는 영풍·MBK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5.34% 주주와 투자자들이 '유인된 역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영풍·MBK는 연이은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하고 결정이 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어 투자자를 불안하게 해 주당 6만원 높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 매수 대신 MBK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하고 주가에 영향을 줬다”며 “이는 주가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와 조사를 통해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 공개매수는 그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영풍·MBK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생각한다. 법적 책임을 명확하게 묻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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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이와 함께 영풍·MBK는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영풍·MBK와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없다”며 “고려아연을 실사한 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업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이번 공개매수 모든 과정에서 어떤 새 경영진을 통해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더 높이겠다는 것인지 아무런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전략'을 그대로 승계하겠다고 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사업제휴 네트워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MBK같은 기업사냥꾼이나 영풍 같은 실패한 회사가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를 통해 현재 지분 상 우위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충분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를 통해 그는 우호세력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표면적으로 5.34% 적법성이나 유효성에 하자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분에 대해  수치상으로 (영풍·MBK가) 우위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양측 다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한화·LG 등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각 법인 생각이 다 있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우리 안건에 동의했다. 그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호지분 이탈 가능성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캐스팅보드로 꼽히는 국민연금(지분율 7.83%)에 대해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이사장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조달한 차입금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재무구조는 튼튼하다며 일축했다. 

 

박 사장은 “경영학에서 부채비율 100% 미만 회사는 우량한 회사라고 하는데 고려아연은 지금까지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대 부채비율을 유지해왔다”며 “차입을 할때도 금융기관에서 재무 구조에 대한 판단을 하고 승인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도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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