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맛집’ 명성 어디로...인터넷은행, 예금이자 더 짜졌다
케·카·토뱅 예금금리 3.00~3.20%
시중·지방은행보다 금리 경쟁력↓
수신고 조절에 대출 시장도 반영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 수신금리 하락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업계가 이미 시중·지방은행보다도 낮은 정기예금 금리를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력 있는 수신금리 운용으로 ‘금리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것과는 대비된다.
2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에 각각 연 3.20%, 3.1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 정기예금 상품 만기가 3·6개월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반영 중인 금리는 연 3.00%다.
인터넷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권 중에서는 하위 수준에 해당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3.35~3.55%를 제공 중이다.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 등 지방은행은 연 3.15~3.60%의 금리를 준다.
인터넷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정기예금 금리를 내려왔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7월 4일까지 연 3.50%였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를 이달 9일까지 4차례에 걸쳐 0.30%p 끌어내렸다. 카카오뱅크 역시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기예금 금리를 운용해왔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부터 경쟁력 있는 수신금리를 제공해왔다. 외형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 예치 및 가입 고객 규모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다. 사업 초기 신용 부족으로 은행채를 발행하지 못해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점도 수신금리를 높게 유지해온 배경이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이 내세운 건 ‘비용 절감’ 효과다. 시중·지방은행의 경우 영업점포 운영에 따라 인건비와 임대료 등 각종 고정비가 발생하는데, 인터넷은행들은 모든 금융 업무가 인터넷·모바일에서 이뤄지는 게 금리 산정 과정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금리 맛집’으로 불리던 인터넷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내려간 건 수신고 조절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예·적금 잔액이 급격히 늘자 금리 조정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올 6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각각 21조8500억원, 5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케이뱅크는 25.8%, 카카오뱅크는 22.5% 각각 늘어난 규모다. 토스뱅크 역시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이 32.5% 늘어난 2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대출시장이 얼어붙은 점도 수신금리 하락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대출 재원으로 쓰이는 예·적금 잔액도 관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인터넷은행의 관계자는 “수신금리는 각 은행의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에 따라 정해지는데 현재 수신고가 꽤 차있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계대출 성장세가 높게 유지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시장 환경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하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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