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정석 산업2부장] 최근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국내 외식업체들이 제품가격을 100~500원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파장과 이로 인해 서민의 삶이 위협받는 듯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비판의 목소리 뒤에 숨겨진 현실을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가격 인상은 단순한 소비자 불만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경제 환경 변화와 외식업체의 생존을 위한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먼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은 외식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가와 가축 사료, 농산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영향이 국내 소비 시장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증가하며 외식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유지해야 하지만,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배달 서비스와 관련된 비용 상승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몇 년간 배달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외식업체들은 배달을 통한 매출 확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 맘스터치는 최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로 소비자의 배달 수요 증가와 더불어 플랫폼 수수료의 지속적인 상승을 들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지만, 동시에 품질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
즉 가격이 올라간 만큼 품질과 서비스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외식업체가 품질 개선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자와 기업 간의 상호 관계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전체적인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의 가격 인상과 비교할 때 외식업체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 반응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다.
신차 출시 때마다 수백~수천만 원을 인상하는 현대차는 고급차 시장에서 가격을 대폭 인상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온건하다.
실제 지난 5년 간 현대차의 국내 판매가는 40%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2019년 3774만 원에서 올해 1분기 5319만 원으로 40.9% 올랐다.
반면 외식업체는 몇백 원의 인상으로도 큰 논란이 되곤 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음식이 갖는 가치를 평가하는 접근 방식의 차이와 함께 대중 소비재와 고급 소비재 간의 인식 차이를 반영한다.
소비자 대다수가 여전히 가격 대비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음식과 식사는 생활의 필수 품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식업체에게 더 큰 숙제가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외식업체의 가격 인상 문제는 단순한 소비자 불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사회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소비자들도 이런 구조적 문제와 외식업체의 고민을 이해하고, 보다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과거의 가치 기준에 얽매여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가치를 기준으로 한 소비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외식업체가 생존을 위한 고민의 결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야 한다.
물론 소비자와 업체 간 상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