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에 영업이익 감소했지만 구독 사업에 '휘파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전자가 '가전 비수기'로 불리는 3분기에 역대 3분기 경영실적과 비교해 매출액은 최대치, 영업이익은 네번째로 높은 실적을 거둬 눈길을 모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4년 3분기 실적이 매출액 22조1764억원, 영업이익 7519억이다. 3분기 성적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9%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 물류비용이 크게 늘면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LG전자는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하락보다는 사업부문별 실적 변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실적에서 생활가전, 특히 가전 구독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이른바 ‘7·7·7’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으로 ‘2030 미래비전’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속도를 내왔으며 가전구독 사업 확장은 이 같은 전략의 하나다.
이는 구독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전구독 시장은 2020년 40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LG전자 전략은 적중했다. 가전구독 사업은 빠른 시간에 급성장해 LG전자의 ‘1호 유니콘 사업’으로 발돋움했다. 이를 통해 핵심 사업인 생활가전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를 보여주듯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액 8조3376억원과 영업이익 52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11.7%, 영업이익은 5.5% 늘어났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70.12%를 H&A 사업본부가 이끈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가전구독 사업의 고속성장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H&A 매출은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주춤하고 있지만 B2B(기업 간 거래) 제품 판매 확대 및 가전 구독 사업 고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가전구독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2022년 국내시장에서 대형가전 구독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실적이 계속 늘었으며 구독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15%에서 현재 2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대형가전 구독사업을 본격화한 2022년부터 최근까지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H&A 사업본부 비중을 살펴보니 △2022년 31.81% △2023년 56.57% △2024년 1분기 70.41% △2024년 2분기 58.05% △3분기 70.12%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동기보다 성장세가 더욱 빨라 올해 연말에는 연간 구독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LG전자는 가전구독 사업 무대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혀나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사업 성과를 기반 삼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구독 사업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말레이시아는 대형가전 중심으로 구독사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전자는 대만과 태국에 제품 영역별로 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해 이달 가전 구독사업을 선보였다"며 "현재로서는 정확한 일정을 말하기가 어렵지만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 가전구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형가전이 해외 시장에 안착하면서 LG전자 등 국내업체의 해외 가전구독 사업 성공 가능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구독경제가 최근 소비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대형가전은 소비 위축으로 침체기에 들어선 글로벌 가전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가전 제품은 구매해 소유해야 한다는 기존 소비자 인식에서 벗어나 구독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 구독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며 "구독시장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선보이면 구독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