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무기] 내구도 규격 문제 정리하고 4차 양산에 국산 변속기 적용하는 ‘K2전차’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4.11.02 07:53 ㅣ 수정 : 2024.11.02 22:39

국방규격 기준 달성 이전에 결함 발생했으나 방추위에서 다양한 측면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
국방규격서 기준 달성하지 못해도 방추위 의결 통해 양산사업 추진할 수 있는 최초 사례 나와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8일 제16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는 ‘K2전차 4차 양산 1500마력 변속기 적용(안)’이 심의·의결됐다. K2전차 양산사업은 미래의 전장 환경에 적합한 기동력, 화력, 방호력이 보강된 K2전차를 확보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3차례 양산사업이 진행되면서 전차의 심장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변속기가 국산화되지 않아 계속 문제로 제기돼왔다.

 

K2전차에 장착되는 1500마력 파워팩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시제품이 개발 및 운용시험평가를 모두 통과하자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규격서를 만들었고 이에 따라 양산 제품을 제작했다. 하지만 국방기술품질원의 최초 생산품 검사에서 변속기가 국방규격서의 내구도 평가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산 파워팩 개발이 지연되면서 1차 양산분 100대에는 독일 MTU사의 파워팩이 우선 장착됐다. 2차 양산에서는 국산 파워팩을 장착하기로 계획했으나 변속기가 내구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자 국산 엔진에 독일산 변속기를 수입해 파워팩을 만들었고, 이러한 상황은 3차 양산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폴란드로 수출한 K2전차에도 국산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를 조합한 파워팩이 적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초 K2전차의 기술을 이전받은 튀르키예가 국산 변속기를 시험하고 성능이 검증돼 앞으로 생산하는 알타이 전차에 국산 변속기를 장착하겠다며 ‘SNT다이나믹스’(구 S&T 중공업)와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자 방사청은 K2전차에도 국산 변속기를 적용하기 위해 내구도 시험을 다시 진행했다.

 

국산 변속기 내구도 기준은 기본기능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저하 없이 320시간 9600㎞ 거리까지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SNT다이나믹스가 개발한 변속기는 306시간 9200㎞에서 결함이 발생해 검사를 종료했다. 국방규격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방추위가 열렸고 드디어 4차 양산분 150대에 국산 변속기를 적용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방사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구도 검사 결과에서 국산 변속기는 국방규격의 기준 320시간 중 306시간 완료 후 결함이 발생해 검사를 종료했으나 업체가 제안한 추가 품질보증 대책, 관련기관 의견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양산에 국산 변속기 적용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방사청은 “국산 변속기 적용으로 K2전차의 파워팩(엔진+변속기)은 완전 국산화되며, 향후 우리 군 운용 시 원활한 후속군수지원 및 수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방산 전문가들은 “국방규격서의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무기체계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방추위 의결을 통해 양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최초의 사례가 나왔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사업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image
지난달 21일 카타르 지상군과 연합훈련에 참여한 육군의 K2 전차가 카타르 알 칼라엘 훈련장에서 사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변속기 국산화를 완료한 K2 흑표전차(Black Panther)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현대로템’이 개발한 3.5세대 전차로 튀르키예에 기술 수출 후 폴란드에 최초로 완성품이 수출되고 있다. 승무원은 3명(전차장, 포수, 조종수)이고, 중량은 56톤이며, 주포로 ‘현대위아’가 개발한 55구경장 120㎜ 활강포를 탑재했다. 평지 70㎞/h, 야지 50㎞/h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450㎞이다.

 

40발의 탄약을 적재하고 자동장전장치를 통해 탄약수 없이 분당 최대 10발 이상 장전이 가능하며, 유기압 현수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상하 및 전후좌우로 자유롭고 정밀하게 자세를 제어할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오차를 줄여주는 동적포구감지기와 목표 조준 프로그램, 자동사격 기능을 갖춰 험난한 야지에서 이동하면서 목표 조준이 가능하다. 또 특수도하 키트를 장착하면 4.1m 잠수도하가 가능해 대다수 강을 건널 수 있다.

 

방호 측면에서는 전차에 접근하는 대전차유도미사일을 감지해 대응 연막탄을 발사하고 회피 기동하는 능동방호시스템을 적용해 전차의 생존성을 높였다. 또 기존 전차보다 크게 개선된 복합장갑과 반응장갑을 사용해 공격헬기의 전차 상부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다. 오염된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양압장치가 있어 화생방 전투 상황에서 승무원이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고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