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기 부산연합기술지주 대표 “벤처 활성화로 부산 일자리 창출 첨병 되겠다"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대한민국 제2 도시 부산은 좋은 일자리가 점차 부족해져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 벤처생태계를 활성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박훈기(62·사진) 부산연합기술지주 대표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지역 벤처 생태계의 중요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설립된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 지역 16개 대학과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광역시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액셀러레이터(초기기업 전문 창업기획자·AC)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설립 초기에 부산 스타트업의 △기술 사업화 △연구개발(R&D) 지원 연계 △초기 투자 등 창업 이후 초기 단계를 지원했다. 이 업체는 최근 △스타트업 생존 전(全) 주기에 필요한 후속투자 연계 △IPO(기업공개) 지원 △IR(기업설명회) 역량 강화 △법무 컨설팅 등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산연합기술지주는 ‘2024년도 부산미래성장벤처펀드 출자사업 내 ‘지역리그’에 최종 선정돼 경쟁력을 입증했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이를 바탕으로 부산에 본사 또는 지사를 갖춘 '부산 지역 기업'을 중심으로 부산 9대 전략 및 5대 미래신산업 기업을 집중 발굴해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을 펼쳐 스타트업 육성 및 성장을 도울 방침이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시와 부산 지역 대학이 주주로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와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한때 벤처생태계에 필요한 프론티어 정신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지난해 박훈기 대표 취임 이후 변곡점을 맞았다는 게 벤처투자업계 평가다.
다음은 박훈기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부산연합기술지주에 대해 설명해달라.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 지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AC 전문기업이다. 지역 스타트업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들 스타트업이 성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의 올해 최대 성과는 무엇인가.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의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에 선정된 후 올해 1월 50억 원 규모의 ‘동남권 지역혁신 엔젤투자펀드’를 결성했다. 특히 올해 4월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한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터 운영 프로그램’의 첫 로컬 특화형 운영사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동남권 해양수산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부산 미래성장벤처펀드 출자사업 내 지역리그에도 최종 선정돼 경쟁력을 입증했다."
Q. 올해 부산연합기술지주에게 의미 있는 일이 있다고 들었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산학협력법’ 개정 추진이다. 이 법은 기술지주회사 설립 근거가 되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약칭: 산학협력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대학 산학협력단은 기술지주회사 지분의 50% 이상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시에서 매년 출자금을 받아야만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이에 상응하는 투자를 집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산시로부터 출자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부산연합기술지주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기술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현물출자를 선별해 사업화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산시와 대학, 그리고 부산연합기술지주가 상호 이익을 얻는 이른바 '윈윈(win-win)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무엇인가.
"포트폴리오 가운데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으로 뉴라이즌(공기정화필터), 에이젠코어(원자력 에너지(삼중수소) 기술) 등이 있다. 2020년에 설립한 뉴라이즌은 2025년 IPO를 목표로 단기간, 고속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차세대 친환경 필터 소재 양산을 시작으로 소비재부터 산업재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2017년에 문을 연 에이젠코어는 삼중수소 발광 기술을 활용해 국방사업 분야에서 우수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에이젠코어가 보유한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딥테크(첨단기술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쉐어앤서비스(호흡재활 소프트웨어)는 지역 헬스케어 스타트업 최초로 디지털 치료기기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처럼 부산연합기술지주 보육 스타트업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 경쟁력은 무엇인가.
"부산연합기술지주를 설명하는 단어는 ‘반관반민(半官半民)’이다. 공공 AC이면서도 상법상 주식회사로 민간 기업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부산시 지원을 받아 공공 창업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민간 기업으로 지역 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 부산연합기술지주만의 강점이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의 현재 운영자산(AUM)은 어떠한가.
"부산연합기술지주는 현재 5개 펀드 등 총 224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10개사에 약 18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티큐어는 2020년 설립된 부경대학교 교원창업기업으로 역류성 식도질환 치료를 위한 광전달기기 응용 레이저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업체는 부산연합기술지주 추천으로 딥테크 팁스(TIPS)에 선정돼 최대 1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외에 한국리포좀은 2020년 설립된 신라대학교 교원 창업기업으로 알츠하이머 질환 개선을 목표로 하는 진세노사이드 리포좀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최근 부산미래성장벤처펀드 출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부산미래성장벤처펀드 출자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스타트업 성장지원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이번 펀드를 결성해 부산 지역 중소벤처기업 약정총액의 80% 이상을 투자해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부산 9대 전략산업과 5대 미래신산업을 중심으로 혁신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Q. 부산연합기술지주의 투자 철학은 무엇인가.
"부산연합기술지주의 투자 철학은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단순하게 자금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투자’와 다양한 ‘지원 자금’을 연계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지역 대표 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전문회사로 대학 혁신기술을 발굴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며 더 나아가 고용을 창출해 우수 인재가 부산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