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은행권, 연말 건전성 관리 예의주시

김세정 기자 입력 : 2024.11.21 08:21 ㅣ 수정 : 2024.11.21 09:06

원-달러 환율, 이달 들어 1400원 넘어서
은행 외화 대출 원화 환산액 커지며 BIS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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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개월 간 월·달러 환율 변동 추이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권이 자본적정성비율 등 재정 건전성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늘어나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수혜주가 뜨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몰아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건데, 달러와 비교한 원화 가치가 올 들어 8% 가까이 떨어지며 주요국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평균 1300원을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400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을 넘어서는 등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14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는데,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강달러와 높은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트럼프 2기 정책이 완전히 세팅되기 전 까지는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강달러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지금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 금융권은 자본적정성 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낮다는 것은 은행의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은행의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기준에 따른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는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위험가중자산이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환율이 오르면 위험가중자산에 포함된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늘어나 BIS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은행권 평균적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3bp(1bp=0.01%p)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금융 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환율이 12월까지 갈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에 굉장히 부담이 걸린다”고 우려했다.

 

환율이 더 높아지면 자금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전날 은행권과 만나 외환 부문 리스크를 점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가 높게 책정되는 기업대출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사가 대응할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화 부채가 있는 만큼 외화 자산도 보유하고 있어 환율이 오르는 것과 무관하게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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