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22)] 노스볼트 파산 신청, LG엔솔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대중국 경쟁에서 호재 될 것인가?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12.02 00:30 ㅣ 수정 : 2024.12.02 00:30
[기사요약]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 파산으로 유럽 배터리 내재화 전략 차질 최근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소폭 하락에도 非중국 시장 점유율은 대폭 증가 LG엔솔, 중국 업체 제치고 지난 7월 르노에 수 조원 대 LFP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삼성SDI도 10% 효율 향상된 LFP 배터리 선보여.. SK온, 닛산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임박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11월 22일 세계 주요 외신은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인 스웨덴의 노스볼트(Northvolt)가 미국에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노스볼트가 보유한 현금은 약 3천만달러(약 422억원)에 불과한 데 반해 부채가 58억4천만달러(약 8조2110억원)로 급증한 데 따른 결과이다.
• 최근 노스볼트 파산은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에 브레이크
이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저조한 수율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2023년 노스볼트의 손실 규모는 약 12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노스볼트의 지분 21%를 갖고 있는 폭스바겐도 대규모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는 노스볼트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ACC 및 영국 브리티시볼트 등 최소 8개 회사가 GWh급 배터리 공장 구축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노스볼트의 경우 폭스바겐, BMW 및 볼보 등으로부터 150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1조원) 이상을 투자받았으며, 스웨덴 셀레프테오에 공장을 준공하고 2022년 상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해 폭스바겐 및 BMW 등에 배터리 공급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 국내 배터리 3사, 금년 1~3분기 非중국 시장점유율 하락에도 판매는 증가
한편 중국의 CATL 및 BYD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금년 1~3분기 기간 중 非중국 시장점유율이 2.5%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 대비 금년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2.1% 포인트, SK온은 0.1% 포인트 그리고 삼성SDI는 0.6% 포인트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3사의 非중국 시장 판매량이 동기간에 상당히 증가했다.
非중국 시장점유율에서 CATL(2024년 기준 26.3%)과 거의 대등한 수준(25.8%)인 LG엔솔은 금년 3분기까지 약 4.0% 성장했으며,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11.0% 및 9.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국내 업체들은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 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누적 사용량 (단위: GWh) >
• LFP 배터리 분야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가 최근 성과 올리고 있는 중..
주지하다시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도 기반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국내 배터리 3사에 비해 경쟁 열위에 있는 고부가가치 3원계 NCM 리튬배터리 분야를 피해 상대적으로 저가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LFP분야에서도 속속 성과를 올리고 있다.
LG엔솔의 경우 지난 7월 초 프랑스 르노에 내년 11월부터 2030년까지 5년 간 전기차 59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39GWh에 달하는 LFP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LFP 배터리는 모듈 단계를 생략한 ‘셀투팩(Cell to Pack)’ 형태를 적용하여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이 높아진 반면 생산 원가는 낮춘 제품이다. LG엔솔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NCM 공정 일부를 전환해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SDI는 독일 하노버에서 9월 말에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전시회인 ‘IAA Transportation 2024’에서 LFP 기술을 선보였다.
신규 극판 기술을 적용해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를 10% 향상시켰고 20분 내에 80% 중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기술을 적용했으며 독자적인 열 전파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안전성도 더욱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의 경우 최근 닛산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 중인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켄터키주에도 37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내년 가동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일부 공정을 활용해 닛산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포드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켄터키 공장을 완전가동할 수 없는 여건에 있어 굳이 추가 설비를 구축하지 않더라도 유휴 설비를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인데 이 방안이 무산될 경우 기존 조지아 공장을 활용하는 것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CATL 및 BYD 등 거대 기업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의 향후 지속성장은 3원계 배터리 분야에서의 수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LFP 배터리분야에서의 가시적 성과가 관건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최근 실적은 매우 고무적이다.
아무쪼록 국내 배터리 3사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의미있는 실적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