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보험업계, 해외 자본조달 난항 전망…CDS 프리미엄 '급등'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2.05 08:12 ㅣ 수정 : 2024.12.05 08:12

한국 CDS 프리미엄 0.365%p까지 올라…전일 대비 높은 수준 유지
국가적 신인도 하락에 해외 신종자본증권 통한 조달 어려워질 듯
보험업계, 건전성 관리 차원 자본조달 러시…해외 자본조달 영향 클 듯
"정치권‧채권시장 등 예의주시…탄핵 등 사안 확대 시 더욱 어려워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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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의원들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전원 찬성 가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44년만의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보험업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치적 불안정 등을 이유로 국가적 신인도가 하락하면서 해외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과 부채 할인율 인하 등으로 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4000~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의결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7월 5000억원, 9월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후순위해 발행 이유로 지급여력비율(K-ICS) 제고를 꼽았다.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에만 1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으며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도 모두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업권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장 조달에 영향은 없지만, 환율과 주가, 채권 등 예상할 수 없는 변동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3일 오후 10시 25분경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어 오후 11시부로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발표됐다. 자정이 넘어서는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진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권력을 잡았던 1980년 이후 44년 만이다.

 

국회에서는 이날 오전 1시경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0인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30분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고 계엄사령부를 해체했다.

 

다행히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면서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됐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국가적 신인도가 하락하면서 해외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실장은 <뉴스투데이>에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실제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새벽에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CDS 프리미엄이란 신용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로,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0.32%포인트(p) 수준에서 3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때 0.365%p까지 상승했다. 이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안건을 가결하면서 낙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전일보다 높은 0.34%p대를 나타내고 있다.

 

CDS 프리미엄이 오른 만큼 보험사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해외 자본조달 부담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화 신종자본증권은 보험사의 자본확충 방안 중 하나로, 만기가 없거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영구채 성격이 강하다. 주로 자본구조 강화를 위해 발행된다. 하지만 비상계엄 여파에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해외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몰고 온 바 있다. 당시 콜옵션 미행사 여파로 흥국생명뿐 아니라 다른 국내 금융사의 해외조달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국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가 위축되면서 차환 목적의 신규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회사들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 하야, 탄핵 등 사안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가능성도 커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업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등 이슈가 지속되거나 확대된다면 국가적 신인도가 떨어져 보험업권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의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영향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험업권 내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해외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예상 가능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행히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되면서 업권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고 있으나, 탄핵 등으로 사태가 길어진다면 해외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치권 상황은 물론 채권시장, 환율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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