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연말 대목 소비심리 위축되나…유통업계 '좌불안석'
롯데·신세계그룹, 긴급 현황 점검 회의 개최
"정치적 불안정으로 백화점업계 어려워질 전망"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비상계엄 선포가 해제된 이후에도 유통업계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연말 대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후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지난 4일 계열사별 긴급 현황점검 회의를 열어 그룹사 전반 사태 파악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 유통군은 김상현 부회장 주재로 유통 계열사 전반에 대한 점검 회의를 열었다.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 주재로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따른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계엄 이후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며 국내 소비 심리가 한층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노무현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연말과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을 기대했던 백화점업계가 이번 계엄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통상 연말은 백화점업계 쇼핑 대목으로 꼽힌다. 패딩 등 객단가가 높은 의류 제품 판매가 늘고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를 노린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는 현재까지 계엄 사태로 큰 영향을 입지 않은 상황이며 크리스마스 특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비상계엄 후폭풍과 대통령 탄핵 추진 등에 따른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백화점업계는 눈에 띄는 특이사항은 없지만 상황은 지켜보고 있다”며 “해외 사업이 많은 업종이라면 예민하겠지만 내수 위주인 만큼 매출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도 “계엄사태 이후 업계 안팎의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준비한 프로모션은 변동 없이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트럼프가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하면서 백화점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백화점 업계도 크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대기업들이 유동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전국 혼란으로 경기 침체가 되면 유동성이 더욱 부족해질 수 있다. 내년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불안한 소비 심리를 반영하듯 편의점업계는 비상식량과 생필품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며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1980년대 전후로 비상계엄을 경험해본 50~60대 연령대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A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전국 전 매장 기준 통조림 매출이 지난주 동일한 시간보다 337.3% 급증했다. 이어 봉지 면이 253.8%, 생수 141.0%, 즉석밥 128.6%, 건전지 40.6%, 안전상비의약품 39.5% 등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B 편의점 역시 같은 시간대 햇반과 같은 즉석밥 매출은 70% 급증하고 생수·라면 매출도 50% 넘게 늘어나는 등 식품을 찾는 수요가 많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계엄 이후 비상식량을 비축하려는 소비자들이 잠깐 몰리며 매출이 소폭 신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계엄 사태가 좋은 상황이 아닌 만큼 업계에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모기업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계엄 해제 후 정상 운영에 주력 중이다. 앞서 쿠팡은 제삼자가 운영하는 특가 안내 앱이 발송한 알림으로 혼란을 빚었다. 쿠팡은 “당사와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고, 사실관계 파악 후 강력한 경고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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