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 기자 입력 : 2024.12.05 15:58 ㅣ 수정 : 2024.12.05 15:58
수출 기업, 환율·주가 등 '예의 주시' 한국 이미지 하락...수출 악영향 우려도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된 4일 한국콜마와 CJ 등 주요 화장품·식품 수출 기업들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일단락됐지만 짧은 시간 국제 정세는 달라졌고 환율도 상승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가 이미지 손상에 따라 수출길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에 주요 회사들은 혹시 모를 후폭풍에 대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한국콜마는 윤상현 부회장 주재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북미기술영업센터와 함께 긴급 현안점검 회의를 열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들에서 한국 상황을 걱정하는 문의가 들어왔다"며 "회의를 통해 현 상황을 공유하고 차질 없이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늘어난 식음료 업체들도 기존 업무 체제를 유지하며 환율과 주가, 내수 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CJ와 농심, 삼양식품, 롯데웰푸드는 수출과 관련해 아직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내 기업들은 비상계엄이 짧은 시간에 해제됐다보니 기존과 다름 없이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환율과 주가, 해외 물류 상황에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외교적 위험도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한국의 비상계엄에 대해 전혀 논의되지 않았으며 긴장 상태를 초래한 것에 놀란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국의 계엄령 사태 질문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한국 정부와 사전에 계엄령과 관련한) 상의를 하지 않았고,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TV를 통해 발표를 알게 됐다"며 "계엄 선포는 우리의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의 성급하고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고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시험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미지 손상에 따른 수출길이다. 이미지를 빠르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4일(현지시간) 아스펜전략포럼이 주최한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심한 오판"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한국은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불편한 인식이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각국은 국내 기업의 서비스와 재화를 외면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글로벌 흐름에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잃고 긴장감을 초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를 되돌리지 못한다면 해외 국가들은 국내 기업들과 교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