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위성백 사장, 우리지주 손태승 회장에 ‘DLF 책임’ 소송 검토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우리금융지주 지분 약 1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우리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주주대표소송을 검토하겠다고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위성백 예보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예보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DLF 사태 당시 은행 대표이사였던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이 주주대표소송의 피고인이 될 수 있는데, DLF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고 질의하자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대규모 원금 손실사태를 부른 DLF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은 이와 관련해 올해 금융감독원에서 ‘문책경고’를 받았다. 우리은행에는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와 과태료 197억 1000만 원이 내려졌다.
문책경고는 향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손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에 금감원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과 함께 효력 정치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결국 이사회가 손 회장 연임을 결정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당시 손 회장 연임을 반대하지 않은 예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 3월 우리금융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손 회장 연임을 반대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행사했는데, 예보는 찬성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까지도 사모펀드 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 사장은 “2016년 말 우리은행의 과점 주주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정부와 공사는 과점주주 중심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며 “(회장 연임 적절성을) 예보가 직접 판단하기에 앞서 과점주주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배 의원은 이에 대해 "예보는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우리금융에 책임을 묻지 않고, 우리금융이 금감원 징계 관련 소송을 했다는 이유로 면책을 시켜주니 사모펀드 사기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용이고 신용은 도덕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성이 중요하다"며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을 못 할 정도의 중징계고, '금융업을 하기에는 흠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찬성한다면 금융업에 가장 중요한 신용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예보는 글자 그대로 예금자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데, 가장 중요한 '신용'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은행을 맡길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위 사장은 "손 회장 측이 낸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상황이기에 문책경고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과점주주 중심으로 경영하도록 저희 방침이 있고, 과점주주가 합리적으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