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에 꽂힌 백화점…소비자에게 먹힐까?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라이브방송(라방)이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와 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며, 물건을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에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 채널인 백화점까지 라방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롯데백화점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라방을 진행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쓱 닷컴 라방을 통해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정기 휴점일과 매장까지 '라방'에 내줬다. 백화점 정기 휴점일에 매장을 스튜디오 삼아 라방를 진행한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 현대백화점, 휴점일에 업계 최초 ‘10시간’ 라방 진행
현대백화점은 3월 정기 휴점일인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 천호점에서 라방 ‘랜선 현백쇼’를 펼쳤다. 라방은 평균 40분에서 1시간가량 열리지만, 현대백화점은 오후 9시까지 10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라방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한 라방 ‘백화점윈도 라이브’ 코너를 통해 현대백화점은 1시간만에 남성 의류 판매만으로 매출 1000만원 정도를 올렸다. 이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남성 의류 브랜드 월평균 매출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날 1시간씩 참여 브랜드별로 진행된 라방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실시간으로 제품에 대한 문의와 요청 글이 올라왔고, 쇼호스트는 즉각 피드백을 주면서 소통을 이어갔다.
덕분에 오후 2시께 시작된 여성복 브랜드 라방에서는 시청자 수가 7000명이 넘었다. 보통 백화점 라방 시청자 수가 2000명∼1만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박 정도는 친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하루에 라이브 커머스를 10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것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현대백화점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기 휴점일에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는 일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 백화점업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라방
현대백화점뿐 아니라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라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 2019년 12월 라방 ‘백라이브(100LIVE)’를 도입한 바 있다. 오픈 초기 월 30회 방송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월 300회로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롯데쇼핑 라방은 3만회를 기록한 핸드백 편이다. 40분 동안 진행한 이 방송을 통해 롯데쇼핑은 매출 1억원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휴점일에 장시간 라방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에 5가지 콘셉트로 라방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예능과 체험을 강조한 콘텐츠를 제작해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라 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는 백화점 휴점일에 맞춰 장시간 라방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쓱 닷컴 라이브방송을 통해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백화점업계에서 라방이 ‘블루칩’으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현대백화점이 휴점일에 손님이 없는 빈 백화점을 스튜디오로 이용해 진행한 이번 라방이 매출 면에서 두각을 보인다면, 백화점업계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