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新 패러다임 'P2E'… 묵은 숙제 '과도한 과금' 풀 게임체인저 될까?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사업 패러다임(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이 기존 P2W(Play to Win, 돈을 써야 이기는 게임)에서 P2E(Play to Earn, 돈을 버는 게임)로 바뀌고 있다.
P2E는 블록체인(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기반으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등을 이용한 과금 모델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용자(유저)들이 자산을 획득하는 방식을 말한다. 유저들이 이기기 위해 현금을 지불하던 기존 P2W 방식과 상이하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사들이 P2E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P2E 모델이 오랜 숙제였던 ‘과금 모델’ 문제를 해결할 ‘게임체인저’(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가상화폐 위믹스(WEMIX)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게이트아이오(Gate.io), MEXC, 리퀴드 글로벌(Liquid Global) 등에 상장한 뒤 이를 이용해 전 세계 게임 유저들과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에 탑재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를 국내에 출시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접목시켰고 이후 꾸준히 서버를 늘려가는 중이다.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PlayDapp, 대표 브라이언 초이)도 지난 13일부터 P2E 모델을 적용한 블록체인 게임 ‘신과함께: 여명의 기사단’(영문명 : Along With The Gods)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플레이댑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17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신과함께’의 P2E 전용 서버를 열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11퍼센트(대표 김강안)도 연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 자회사를 설립해 내년 2분기 신작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111퍼센트는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P2E 캐주얼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의 대중화를 노린다.
컴투스(대표 송재준, 이주환)도 지난 21일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력을 토대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애니모카 브랜즈는 자체 개발 타이틀 외에도 '포뮬러1', '마블', '파워레인저', 'WWE' 등 유명 IP(지식재산권)를 배경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과 325개 라이선스 브랜드 기반 NFT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앞다퉈 P2E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의 중심에는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과금 모델’ 문제가 있다. 그동안 넥슨(대표 이정헌)과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등 대형 게임사들은 확률형아이템(뽑기) 등 과도한 과금 유발로 인해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게임체인저'가 P2E 모델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판단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비슷한 과금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없다”면서도 “소위 말하는 '잘 되는 게임'을 돌려막기 식으로 재출시하고 기존 과금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결국 자충수가 돼 유저들로부터 외면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게임 본연의 재미가 좋아 현금 결제를 감수하면서 기존 P2W 게임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이제는 P2E 게임으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면서 “물론 NFT 게임이 가져올 수 있는 사행성 문제에 대한 점검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