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2차전, '은행 vs 증권사' 금융사 간 소송전 확산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4.13 07:29 ㅣ 수정 : 2022.04.13 15:02

신한은행, 한국금융투자 상대로 아름드리펀드 손배소 청구
‘라임’ 우리·하나VS신한금투, ‘옵티머스’ 하나VSNH증권 분쟁 중
사모펀드 피해 투자금 반환 조치 관련 금융사간 분쟁 확대
소송결과 따라 사모펀드 법적 책임 명시, 분쟁 확대 주목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투자 피해가 발생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금융사 간 법적 분쟁이 거듭되고 있다. 주요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금융사 간 피해액 보상과 책임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아직 진행 중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에 환매 중단된 펀드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과 아름드리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신한은행은 신탁사인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회사와 함께 소송을 제기, 청구액 규모는 약 2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맞다”며 “다만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문제가 된 펀드는 아름드리자산운용이 설계한 ‘아름드리 대체투자 전문사모투자신탁 7호’와 ‘9호’다. 싱가포르 무역 업체인 아그리트레이드인터내셔널(AIPL)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두 상품의 설정액은 각각 240억원과 230억원이다.

 

■ 아름드리펀드, 판매사VS운용사 손배소 소송 

 

신한은행이 신탁 형태로 판매한 이 펀드는 한국투자증권이 중개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20년 해당 펀드는 AIPL이 지불 유예를 선언하면서 지난 5월 만기가 됐음에도 매출채권도 회수되지 않고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현지 보험사가 담보로 설정한 일부 매출채권에 대해 원매자의 사기 및 기망을 이유로 환매가 중단됐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신한은행이 펀드 판매 과정에서 ‘보험사가 100% 최종 보상한다’며 고객을 모았다는 이유에서다.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됐고 보험금 청구도 어려워지면서 투자 원금을 찾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후 신한은행과 아름드리자산운용은 투자금 회수와 보험금 청구를 위해 현지 보험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환매가 중단된 지 2년여가 지난 지금 투자금 회수는 물론 보험금 지급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이 환매 중단된 투자자들에게 선지급 절차를 추진하면서 책임 분산 차원에서 소송전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름드리 펀드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오르지 않았던 건이다.

 

이 외에도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주요 사모펀드는 현재 투자자와의 분쟁뿐 아니라 금융사 간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라임펀드의 경우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손해배상 청구액만 우리은행 650억원, 하나은행 364억원이다. 91억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한 미래에셋증권의 청구액까지 더하면 총 1100억원이 넘는 규모다. 

 

해당 소송전도 지난 2020년 6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라임 무역펀드 4건에 대해 판매사가 원금 100%를 반환하라는 결정이 나온 뒤 진행됐다. 

 

현재 라임자산운용 파산이 결정되면서 소송전은 신한금융투자와 펀드 판매사 간 분쟁으로 좁혀졌다.

 

image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사모펀드 국정감사철저, 특별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라임·옵티머스 대형 사모펀드 피해 금융사 분쟁 中

 

5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서도 금융사 간 법적 분쟁이 한창이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수탁은행이자 사무관리회사인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구상금 청구 소송을 벌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펀드 피해와 관련해 하나은행이 수탁은행으로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예탁결제원은 운용사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로 바꿔 투자자들을 속였다며 소송에 나섰다.

 

구상권은 채무를 대신 갚아준 사람이 채권자를 대신해 채무당사자에게 반환을 청구하는 권리다. 지난해 5월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일반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 2780억원의 금액을 지급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또한 투자금 반환 조치 이후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에게 공동 책임을 물은 것이다.

 

증권사끼리도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무역금융펀드 파생결합증권(DLS) 손실과 관련해 KB증권과도 1000억원대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3월 NH투자증권을 상대로 DLS계약 취소에 따른 투자금 반환 등을 위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사간 소송전은 소송액 규모가 큰 것뿐 아니라 소송 결과에 따라 사모펀드 피해에 대한 책임이 법적으로 명시된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단순히 금액적 보상뿐 아니라 사모펀드 피해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목적도 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손배소 소송은 기본적으로 금투사 등이 상품을 잘못 만들어 고객에게 손실 보존을 해 주느라 피해를 입었으니 그 금액을 책임지라는 차원”이라며 “부실 판매 불완전판매 원인을 제공한 증권·금투사들이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아직 해소되지 않은 소규모 사모펀드 피해 사례가 남아있어 추가 분쟁도 예상된다.

 

라임과 옵티머스 외에도 알펜루트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펀드 등이 환매중단 사태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금이 묶여있는 상태다. 또 소송전에 돌입한 아름드리 펀드를 비롯해, 로얄글로벌M 펀드, UK VAT 펀드 등 1000억원 미만 사모펀드도 다수 존재해 향후 추가 피해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 남아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