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LG이노텍 정철동號, 카메라 모듈 강자로 '힘찬 날개짓'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10 05:00 ㅣ 수정 : 2022.06.10 05:00

자율주행차량 상용화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수요 급증세
LG이노텍, 아이폰 카메라 모듈 75% 차지...세계시장 점유율 20%
지난해 카메라 모듈 매출액 약 15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
카메라 모듈 사업 투자 50% 늘리는 등 공격경영 펼쳐
LG이노텍, 2017년 경쟁업체 삼성전기 앞지른 후 선두 유지
카메라 모듈 들어가는 자율주행차량 ADAS 시장 2030년 54조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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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사옥과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카메라다. 

 

이와 같은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스마트폰에 피사체를 담는 카메라 눈이 예전에는 1개에 불과했지만 몇년전 2개로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최소 3개까지 늘어났다. 이른바 ‘트리플 카메라’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카메라 모듈 시장에도 덩달아 훈풍이 불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모듈 시장은 당분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차량용 카메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자율주행차량의 필수 부품이다. 특히 오는 2025년부터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카메라 모듈 시장 성장세도 불이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시장 흐름 중심에는 LG이노텍(대표 정철동)이 있다. 

 

미국 정보통신(IT)업체 애플 아이폰13 카메라 모듈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M/S)이 20%를 돌파했다.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이 주력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사업 부문에 2020년 5000억원 투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8000억원으로 약 50% 늘렸다.  이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몇해 전부터 기반을 다져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차량용 전방인식용 카메라 모듈이 성공적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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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Pro 카메라 이미지. [사진=애플 홈페이지]

 

■ LG이노텍, '후발' 리스크에도 애플 만나 '훨훨’

 

카메라 모듈은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광신호를 이미지 센서를 통해 RGB(Red·Green·Blue) 전기 신호로 바꿔 화면에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LG이노텍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역사는 화려하다. 그러나 이 시장을 개척한 주역은 아니다. LG이노텍은 2003년 본격적으로 카메라 모듈 개발에 나섰는데 그때는 국내·외 다수 기업이 이미 카메라 모듈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었다. 또한 국내 시장은 해외 기업이 상당 부분 잠식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센서 전문 업체들과 협력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개발을 시작한 해인 2003년 6월 휴대폰 카메라 모듈 개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LG이노텍은 2005년 7월 세계에서 가장 작은 AF(자동초점) 2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개발했고 이후 2007년 300만 화소, 2008년 500만 화소, 2009년 800만 화소 카메라를 선보이는 등 카메라 경쟁력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격차)를 일궈냈다.

 

이후 혁신 기술 개발에 주력한 LG이노텍은 2011년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갖춘 8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2013년에는 1300만 화소 초소형 OIS 카메라 모듈을 양산했다. 또한 LG이노텍은 2016년 전면 듀얼(Dual) 카메라 모듈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장에 내놨다. 그 이후 2020년 센서 시프트(Sensor Shift) 손떨림 보정기능을 적용한 트리플(Triple) 카메라 모듈이 세계 최초로 양산되는 기쁨도 맛봤다.

 

사실 LG이노텍은 꾸준히 경쟁력 있는 부품으로 시장에서 공격경영을 펼쳐왔지만 업계 후발주자인 탓인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점유율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런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애플을 만난 2010년부터다. 

 

이 시기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막 시작했던 단계였다. 당시 스마트폰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비교우위로 내세울 수 있는 손쉬운 혁신기술이 카메라였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이에 힘을 쏟았다.

 

그 무렵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부분이 점점 커져갔다. 애플 의존 비중은 2016년 37%에서 2017년 54%로 껑충 뛰어올랐고, 2018년 58%, 2019년 64%, 2020년 68%, 2021년 75%로 매년 확대됐다.

 

구체적인 액수로는 △2016년 5조7546억원 △2017년 7조6414억원 △2018년 7조9821억원 △2019년 8조3021억원 △2020년 9조5000억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카메라 모듈 매출액이 14조945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LG이노텍 경쟁업체로는 삼성전기가 있다.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삼성전기가 우위에 있었으나 아이폰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LG이노텍은 2017년 매출이 처음으로 삼성전기를 넘어섰고 이후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고 있다. 

 

카메라 모듈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25.8%로 전년 14.9% 대비 10.9% 포인트가 늘어났다. 그동안 10% 중반대 점유율을 유지해온 LG이노텍은 지난 한 해 동안 20%대 벽을 부수며 업계 1위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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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모듈 구조 [사진 = LG이노텍 유튜브 캡처]

 

■ 스마트폰 넘어 54조원 대 자동차 시장도 넘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매출 대부분은 애플 영향을 받는다. 이는 애플 흥행 여부에 따라 LG이노텍 매출 등락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매출처 다변화가 필요하다. 

 

다변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LG이노텍은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차량용 카메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자율주행차량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 중 하나가 바로 카메라 모듈이다. 카메라는 도로 신호, 표지판, 장애물 등 외부 요인을 촬영해 이를 프로세서로 전달해 자율주행이나 주행보조기능이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를 도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운전 편리함을 제공하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도 카메라가 들어간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ADAS 시장은 2030년 기준 430억달러(약 5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거울로 된 사이드미러가 아닌 카메라로 차 뒤쪽을 실시간 촬영해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달하는 ‘버추얼 미러’ 시스템도 등장하는 등 차량에서 카메라 모듈 활용도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전기차량 1대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수만 해도 2020년 2개에서 올해 8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에 자동차까지 더해진 카메라 모듈 시장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LG이노텍은 투자금액을 대폭 늘리는 결단을 내리며 카메라 모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카메라 모듈 증설투자에 547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최근 투자금액을 2877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투자규모 보다 50% 넘게 확대한 셈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카메라 모듈이 속한 광학 솔루션 사업에 1조56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예년 투자 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단일사업부문에 1조원대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깜짝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LG이노텍은 지난 4월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 3조9517억원, 영업이익 367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7%, 5.8% 늘어났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모 전기차 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대규모 공급하는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어 성장 잠재력을 갈수록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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