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19일 이번주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을 주시하면서 경계심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잭슨홀 미팅,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달아났던 증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의 거리는 9월 FOMC를 거치며 조금씩 좁혀갈 여지는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나, 금리 인상 수준보다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증시가 다시 한번 출렁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 가능성과 수정 경제전망, 내년 점도표 변화에 주목했고 전문가들은 투자전략 측면에서 이익 모멘텀을 고려해 방어적 스타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9월 FOMC 관전포인트는... 시장 전망,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우세
이번주 주요 이벤트로는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에서 시장참여자들은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전망이 우세하다고 봤다.
그 이후 11월 0.75%포인트, 12월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일각에서는 1.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내비쳤다.
지난주 발표한 미국의 8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미국 연준의 긴축 전망이 강화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미 연준의 0.75%포인트와 1.0%포인트 금리인상을 각기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결정이 어느 쪽이든 그 결과에 따라 한차례 출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일주일 만에 미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0.50%포인트 움직인 만큼 연준이 이에 대해 힌트를 줄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FOMC에서는 특히 금리 인상폭과 점도표, 파월 의장의 발언까지 모두 주목해야 할 변수다. 9월 FOMC에서는 점도표와 경제성장률 및 물가, 실업률 전망치가 발표될 예정인데,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1.7%로 이미 낮췄던 만큼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FOMC 이후 주식시장의 관심은 다시 10월 첫째주에 발표되는 미국 고용 등 실물지표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착륙 우려가 있는 만큼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어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9월 FOMC에서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에서 1.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아직 0.75%포인트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 외환시장 안정 논의...정치 이슈, 증시 영향 미쳐
이번주 연준의 금리결정 외에 한중 고위급 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 주요 정치 행사도 예정된 가운데 증시에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중 양국에 이해관계가 걸쳐 있는 한국 입장으로선 호재보다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부담 상황에서 보면 중요한 재료로 쓰일 수 있다.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각국을 둘러싼 현안에 대한 입장이 다른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핵심 의제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 미국이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대해 중국 견제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중, 한미 고위급 회담이 연이어 진행되는 일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약식회담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주된 논의가 예상된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대상 제외가 차별적 조치인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에서 돌파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외환시장과 안정화 관련 논의가 주요 의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미중 관계 속 한국의 포지션을 확인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정치 이슈도 빅 이벤트로 꼽고 있다”며 “미중 양국 모두 한국에 역할을 요구할 수 있어 양국에 모두 이해관계가 걸쳐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치솟는 물가에다 연준의 긴축 우려가 지속해 변동성이 컸다. 추석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지난주(13~16일) 코스피는 2,450선 턱밑까지 올랐으나, 미국 8월 CPI 쇼크 탓에 2,380선까지 내려왔다.
주 초반에는 2거래일 연속 지수가 상승해 2,440선을 턱걸이했다가, 결국 3거래일 하락해 2.400선 하회 마감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지난 14일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어 ‘6만 선’에 바짝 다가섰다가, 지난 16일엔 장중 52주 신저가까지 털썩 주저앉았다.
네이버(035420)가 장중 '22만 선'이 붕괴하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카카오(035720)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려갔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00~2,45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310원~140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 리스크 완화 기대를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미 연준의 강도높은 긴축 우려, 미중 무역 관련 리스크 등이 거론됐다.
이번주 주목할 업종으로는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엔터테인먼트, 제약, 통신 등을 추천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수혜 관련주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의 주가 향방도 주목된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 8월 기존주택판매(21일), FOMC·미 8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유로존 9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22일), 한국 8월 생산자물가·유로존 9월 마킷 PMI(잠정치)·미 9월 마킷 PMI(잠정치, 23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