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 약세에 1년 전 리포트 재평가…은행株 날씨는 ‘흐림’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9.26 07:22 ㅣ 수정 : 2022.09.26 07:22

카카오뱅크 주가, 지난 23일 2.5% 내려 2만3450원 마감
공모가 대비 40%↓…고가 기준으로는 무려 ‘75%’ 폭락
1년 전 투자의견 ‘매도’·목표가 2만4000원 리포트 재조명
은행株, 가계 대출 연체율 증가에 투자심리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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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카카오뱅크(323410)의 주가가 상장 1년여 만에 40% 가까이 하락하자 기업공개(IPO) 당시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던 증권사 리포트가 재조명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국내 은행주들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가계 대출 연체율까지 증가세를 보이며 주가 전망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 카카오뱅크, 공모가 대비 40% 추락…지난해 리포트 ‘재평가’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2.49%) 하락한 2만3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39.87% 떨어진 수준이며, 지난해 8월 20일 기록한 장중 고가 9만4400원보다는 75.16%나 급락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8위에까지 오르면서 상장 은행들 중 가장 높은 시총을 지닌 ‘금융 대장주’에도 등극했으나, 지난 23일 종가 기준 시총 순위는 29위로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보다 뒤처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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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주가 차트 [자료=한국거래소 / 사진=네이버 금융]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3분기에도 평이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은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과 플랫폼수익 회복세가 아직 의미 있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강화로 고밸류 주식들에 대한 하락 압력이 여전하다”며 “국민은행 블록딜로 촉발된 오버행 우려 등으로 인해 주가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뚜렷한 반전 모멘텀은 없는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만큼 약간의 상승 요인이 생긴다면 반등의 폭도 커질 개연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IPO 당시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던 증권사 보고서가 재평가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일반 청약을 진행할 당시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냈다.

 

해당 보고서는 발간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서 삭제되는 등의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싯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줘야 하고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도 많다”며 “국내외 인터넷은행과도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혼재해 분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된다”고 덧붙였다.

 

■ 가계 대출 연체율 상승 전환…“투심에 우려 요인될 수도”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국내 은행주들의 주가는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도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KRX은행 지수는 606.01로, 1개월 전(612.90)보다 1.12% 내렸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은행의 예대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촉발하며 호재로 작용하지만,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기존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가계 연체율은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0.11%로 30개월 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고, 신용 등 일반대출은 0.37%로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해 방향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대출 연체 증가가 은행들의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은 주지 못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의 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인 기업의 연체 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 연체잔액은 주택대출이 28개월 만에 증가하는 등 추세 전환을 나타냈다”며 “대출 증가율과 금리뿐만 아니라 건전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 은행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와 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 등을 감안하면 실적에 주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투자심리에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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