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빅픽처' ①] 초우량 100년기업·'한국판 록히드마틴' 두 마리 토끼 잡는다(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그룹 방산역량 한데 모아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해양 방산 역량 확보... 약 391조원대 함정 시장 공략
한화그룹, 2030년까지 세계 톱10 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 목표
최근 국내 재계에는 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이른바 'K-방산'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이른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8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들의 자주국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에는 절호의 기회다. 김승연(70·사진)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K9 자주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방산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한화그룹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뽐내는 해운 방산 역량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한화그룹의 군수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물론 향후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호재다. 한화그룹은 방산 뿐만 아니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태양광, 수소, 우주, 첨단소재 등 미래 산업 육성 전략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뉴스투데이는 국내 최대 방산기업이자 친환경 미래 산업 선두주자인 한화그룹의 현황과 비전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김승연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한화그룹이 '한국형 록히드마틴’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그룹의 방산 역량을 ‘글로벌 톱10’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17일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100대 방산업체 순위’에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47억8700만달러(약 6조8598억원)로 30위를 차지했다.
국내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매출액이 17억9000만달러로 59위, LIG넥스원은 15억9000만달러로 62위다. 한화가 주목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은 매출액이 644억5800만달러(약 92조3683억원)로 세계 1위를 거머쥐고 있다.
한화그룹이 '글로벌 톱10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매출 확대는 물론 '기업 덩치 키우기'가 필수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최근 그룹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주축으로 한 방산역량 결집,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해양 방산 경쟁력 강화도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방산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한 '빅 픽처'다.
김승연 회장은 세계 최정상 방산기업 육성을 통해 한화그룹을 '초우량 100년 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화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성공 방정식을 허물어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자"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만 29세 나이에 1981년 그룹 총수로 취임한 김승연 회장이 그동안 일궈낸 '성공 스토리'를 토대로 내비친 자신감인 셈이다. 김 회장은 취임 41년 만에 한화그룹을 100배 성장시킨 경영성과를 과시한 바 있다.
놀라운 경영성적표를 거머쥔 김 회장은 이제 '미래를 약속하는 100년 기업'과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선택과 집중' 통해 그룹 내 방산 사업 총결집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계열사이지만 비(非) 방산부문 사업부문인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 등을 (주)한화, 한화임팩트로 이전하는 안건을 지난 7월 통과시켰다.
그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 역시 흡수합병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에서부터 항공, 우주까지 이르는 모든 방산부문을 총괄하기 위해 기업 재편을 추진한 것이다.
이 같은 기업 재편 효과는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가 주최·주관하는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ERA·디엑스코리아 2022)에서 즉각 나타났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일산 종합전시관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22'에는 (주)한화 방산부문,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이 참가했다.
한화그룹 방산계열사가 여러 안건과 의결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는 시기는 11월이다. 그러나 새로운 방산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화의 야심찬 비전을 보여주듯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3개 업체는 디엑스코리아에서 ‘미래 전장’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설정해 공통 부스를 마련했다.
한화그룹 3개 업체가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대목을 살펴보면 △(주)한화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드론 탐지 및 무력화 시스템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한개로 전방위·다수 표적을 탐지·추적·피아식별·미사일 유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차원 위상배열 다기능레이다 수출형 모델 △한화디펜스는 무인화, 자율주행 등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 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대규모 부스를 구성해 관객 호응을 이끌어낸 3개 업체는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깃발 아래 모인다면 한화그룹 방산역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391조원대 함정시장 공략 '급물살'
대우조선해양인수 또한 한화그룹 방산부문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는 호재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하고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및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4000억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작업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부담해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인 경영 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잡게 된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육·해·공 분야에서 모든 방산역량을 갖춘 방산기업으로 거듭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방산제품인 잠수함의 수출을 늘리고 잠수함 유지보수(MRO)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전 세계 함정 시장은 2730억달러(약 391조원·누적 합계 기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3000t급 잠수함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주력 제품인 3000t급 잠수함은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전 세계에 구축한 방산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인도, 호주, 캐나다 등 20여개국을 집중공략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1400t 급 잠수함 3척을 수주해 함정을 건조하고 인도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우조선해양은 또한 지난 1987년 장보고함을 수주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22척의 잠수함을 수주하는 등 '함정 명가'의 위상을 과시했다. 게다가 지난해 9월에는 3000t급 한국 해군 잠수함 프로젝트를 수주해 함정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함정 건조 능력과 한화그룹 영업망이 융합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잠수함을 수출하는 글로벌 해양 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건조·수리 역량까지 더해져 해양 방산 MRO 사업도 크게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한화그룹은 해양 방산시장 입지를 넓히고 해양에서 우주까지 전 영역에 걸친 글로벌 토털 디펜스 솔루션(Global Total Defense Solutions)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룹에 새롭게 편입되는 함정 건조능력을 비롯해 K9 등 기존 지상체계 제조 역량, 유도무기 및 정밀타격체계 제조 기술, 위성체 및 위성통신 역량까지 갖춰 한화그룹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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