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EU, 미 IRA(인플레 감축법)와 유사한 ‘핵심원자재법’ 입법화 추진 (상)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10.25 00:30 ㅣ 수정 : 2022.10.29 21:29

[기사요약]
EU 집행위, 미국의 IRA와 유사한 「핵심원자재법」 입법화 추진 중
희소금속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필수 소재
최근 리튬 등 핵심 희소금속의 가격 급등 추세
「핵심원자재법」은 대중국 의존도 낮추고 자체 공급망 구축이 목적
EU, 2010년 중국의 대일본 수출규제 보고 면밀하게 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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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IRA)과 유사한 「EU 핵심원자재법(EU 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발의했다. 아직 초안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동 법안은 거의 10년에 걸친 EU 대응의 결과물이다. 그 출발은 2010년 희소금속의 글로벌 공급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현재도 동일) 중국이 대일본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데서 시작되었다. EU는 동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네 번에 걸쳐 면밀한 조사를 추진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미국 인플레 감축법의 유럽판 중 하나인 「EU 핵심원자재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방향을 고민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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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riittisetmateriaalit]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9월 14일 EU 국정연설에서 EU 집행위원장이 「EU 핵심원자재법(European 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발의하면서 연설한 내용 중에 EU 의도의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리튬과 희토류는 곧 석유와 가스보다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희토류에 대한 우리(EU)의 수요는 2030년까지 다섯 배 증가할 것입니다. 우리는 석유와 가스에 의존했던 것처럼 다시 의존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추출에서 정제, 가공에서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체에 걸쳐 전략적 프로젝트를 식별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공급이 위기에 처한 곳에 전략적 비축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오늘 「EU 핵심원자재법」을 발의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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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9월 14일 EU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과 유사한 EU 핵심원자재법을 발의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왼쪽 핵심 발언내용은 본문 첫 문단 참조) [출처=ShovelStocks twitter]

 


• EU 집행위, 「핵심원자재법」 입법화 선언

 

반도체가 ‘산업의 쌀’로 불리는 것처럼 비록 양은 매우 적지만 인체에서 비타민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이 희토류 중에서도 특히 희소금속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핵심 필수 소재이다.

 

무엇보다 리튬을 비롯하여 니켈과 코발트 등은 배터리 및 모터용 자석에는 물론 액정과 각종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데 글로벌 팬데믹 이후 공급망의 교란에 따라 최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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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 대표적으로 리튬은 최근 가격 급등 추세

 

9월 19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1년 전(약 14만2천위안/톤) 대비 네 배 가까이 급등했는데 지난 한 달 동안에만도 약 7%나 올라 10월 21일 현재 53만5백위안/톤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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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MM Information & Technology]

 

또한 스마트폰 등에 주로 쓰이는 리튬배터리에는 탄산리튬이 들어가는데 탄산리튬 가격은 더욱 폭등세를 보여 2021년 1월초 48.5위안/kg에서 2022년 10월 20일 현재 약 10.8배 급증한 525.5위안/kg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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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OMIS]

 

이러한 희소금속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에 따라 최근까지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제재 본격화와 함께 유럽 역시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려는 것이다.

 

EU가 중요하다고 분류하는 30개 핵심 원자재 중 19개가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중국은 사실상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품목은 의존도가 98%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의존도는 물량 측면에서 향후 더욱 높아질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코발트의 경우 향후 2030년까지 다섯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리튬 수요는 2030년까지 18배, 2050년까지는 60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EU 핵심원자재법」, 2010년 중국의 대일본 수출규제가 시발점

 

이러한 「EU 핵심원자재법」은 최근 상황의 산물이라기보다는 10여 년에 걸친 면밀한 상황 주시와 대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의 발발에 따라 중국은 대일본 희토류 수출규제를 단행하였는데 대일본 금수조치 외에 연간 5만톤 정도의 희토류 수출 쿼터를 40% 감소시켜 3만톤 정도로 대폭 축소시킴에 따라 국제 희토류 가격이 최대 16배까지 급등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중국은 이후 WTO에서 패소하였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희토류 자원무기화의 위험성이 현실에서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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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광산 모습 [출처=telecomtv]

 

따라서 EU는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네 차례에 걸친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2020년 주요 핵심 원자재의 리스트를 완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EU 「핵심원자재법」의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입법화 과정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법」과 유사한 관련법의 입법화 동향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방향을 고민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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