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자회사들 덜어내며 '전열 재정비'…"자본 효율성 극대화할 것"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1.10 07:42 ㅣ 수정 : 2023.01.10 07:42

다올인베스트먼트·다올 타일랜드, 매각 결정
매각 성사시 약 3000억~4000억원 자금 확보
다욜신용정보 이미 '매각 완료'…130억원 규모
이창근 대표 신년사 통해 "제 살 깎아내는 결정"
다올자산운용 매각설은 부인…추가 매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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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사옥 [사진=다올투자증권]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자회사 매각에 나서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현재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다올신용정보는 이미 매각이 완료됐다. 매각이 모두 성사되면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국내 금융사들이 다올투자증권에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그중에는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도 있으며, 양측은 상호 간에 '긍정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 미래에셋그룹과 신영증권, 유진그룹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법적 구속력이 있는 LOI를 체결하거나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단계는 아닌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앞서 지난달 6일 자사가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52.0%)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희망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이며, 일각에서는 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시가총액은 3765억원이다.

 

이외에 다올투자증권은 태국법인인 다올 타일랜드의 지분 69.9%에 대한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희망 매각가는 1000억원 수준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다올 타일랜드 등 총 두 건의 매각 건은 모두 삼일PwC가 주관을 맡았다.

 

다올투자증권의 채권추심 자회사인 다올신용정보는 이미 매각이 완료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5일 메이슨캐피탈,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와 다올신용정보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각대상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신용정보 지분 100%로 매각금액은 130억원이다.

 

다올투자증권이 이처럼 자회사 매각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 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94.7% 수준인 6578억원으로 추정된다. 그중 부동산PF 관련 약정은 5541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79.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신용등급 모니터링(점검) 대상 증권사로 다올투자증권을 포함해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을 꼽았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PF를 기반으로 최근 수년간 순이익이 크게 확대됐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하반기 들어 국내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진행 중인 PF의 사업성이 크게 하락한 만큼, 잠재부실의 현실화 규모와 재무안정성 추이에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될 경우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다올투자증권은 계열로부터의 지원능력이 비교적 부족하지만, 자회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와 태국 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희망 퇴직을 통한 판관비 경감으로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며 "저축은행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활용이 가능하지만,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당분간 실적 저하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올투자증권은 저축은행 인수 이후 사명을 변경하는 등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본격화하려고 했으나, 유동성 위기가 확대되며 외연 확장의 우선순위를 낮추고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창근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최근의 위기에 대처하고자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대이익을 기록한 것이 무색하게, 하반기에는 자금시장 불안으로 갑작스러운 위기를 맞게 됐다"며 "이에 제 살을 깎아 내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해야만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구축해 기존에 진행된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진행할 사업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토하고 준비할 것이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룹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게 됐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고, 향후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 측은 최근 불거진 다올자산운용 매각설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또 다올저축은행과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등 다른 자회사를 추가 매각할 계획도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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