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4.21 05:00 ㅣ 수정 : 2023.04.21 05:00
DB하이텍, 올해 임금인상률 최대 7% 올리기로 신입사원 초봉,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차이 없어 DB하이텍, 지난해 영업이익 2021년 대비 2배 늘어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등 주력분야 코로나19 특수 누려 반도체 업황 부진에 고부가·고전압용 전력 반도체 사업 확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반도체 업계에 불어닥친 경기 불황으로 임금인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경영진 보수 한도 유지를 조건으로 올해 평균 인상률을 기본 인상률 2%에 성과 인상률 2.1% 포인트를 더한 4.1%에 합의했다.
보통 매년 중기 무렵 그해 연도 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SK하이닉스는 아직 구체적인 인상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상률 최소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임금인상률 5.5%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반도체업계 분위기 가운데 공개된 DB하이텍의 올해 임금인상률이 눈길을 끈다.
DB하이텍은 올해 평균 임금을 약 6%로 인상한다고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밝혔다. 직급에 따라 5~7% 내 차이는 있지만 평균 6%대 인상률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 초봉도 7%가량 인상돼 기존 4800만원에서 5136만원으로 오르게 됐다. 이는 대졸 초임 연봉이 5300만원인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SK하이닉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기본 인상률에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이 더해지면 DB하이텍 신입사원 초봉은 최대 약 7000만원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올해 DB하이텍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14%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 기본 인상률이 2%, SK하이닉스가 인상률 최소화에 무게가 실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인 셈이다.
DB하이텍이 국내 주요 반도체 3사 가운데 비교적 높은 연봉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실적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B하이텍의 2022년 매출액은 약 1조675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약 76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3991억원보다 2배 가량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4분기에 선방한 점도 괄목할 만하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DB하이텍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3971억원과 영업이익 1536억원을 거둬들여 업황 둔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39%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는 게 DB하이텍 측 설명이다.
그렇다고 DB하이텍이 안심할 수만은 없다.
DB하이텍도 올해 경영 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8인치 웨이퍼의 공급 부족으로 DB하이텍이 수혜를 입었지만 올해는 수요가 지난해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의 주력 사업 부문은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까지 맹위를 떨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가전, IT(정보기술) 기기 수요가 늘면서 이에 사용되는 8인치 반도체 시장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반도체 특수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동종업계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 실적 하락폭이 크지 않은 점이 연봉인상률 설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DB하이텍은 2023년 연결기준 실적 추정치가 매출액 1조1600억원과 영업이익 472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매출액 -31%, 영업이익 -39%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이 3월 말 예상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64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4.21%다. 또한 영업적자는 9조7000억원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올해 매출액이 약 20조3270억원, 영업적자가 약 14조1390억원이라고 올해 초 전망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실적 호조와 올해 전망 실적을 비롯해 임직원에 대한 보상과 인재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남은 시기는 주로 자동차 부품이나 일반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고부가·고전압용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