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두 가지 리스크 해소한 한국마사회 '경영 안정화' 궤도 올라...구조적 불황 극복이 과제
지난 해 실적 개선 끌어낸 마사회, 공공기관 평가에서 2 계단 오른 B(양호)등급 맞아
정기환 마사회 회장, 코로나 적자경영과 교체 리스크 해소하고 '소신 경영' 조건 확보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경영안정화 기조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마사회를 괴롭히던 두 가지 리스크가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리스크는 코로나19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수입 급감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마경주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지면서 경마관객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알리오에 게재된 마사회 수입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수입이 각각 7조 5482억과 7조 3673억원에 달했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입은 급전직하했다. 2020년 1조 905억원, 2021년 1조 495억원으로 7분의 1토막이 났다.
그런데 지난 해 극적으로 회복기조로 전환됐다. 6조 408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수입 급감으로 인한 적자경영 리스크는 해소되는 추세인 것이다.
둘째 리스크는 최고경영자(CE0)의 안정성 문제였다. 지난 해 2월 취임한 정기환 회장은 이전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정 회장이 임기를 보장받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게 중요 과제로 꼽혀왔다. CEO가 논란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실적'이다. 정 회장은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그 결과 지난 달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마사회는 B(양호)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았던 1년 전에 비해 두 단계 올랐다. 정부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배점을 조정하면서 사회적 책임 등의 배점을 낮추고 대신에 재무 부문 배점을 10점에서 20점으로 두 배 늘린 게 마사회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즉 직전 2년간 수입이 1조원대에 그쳤던 마사회는 8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6조원대 수입을 올린 지난해에는 1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여기에 YTN 지분 등의 보유 자산 매각에 적극적으로 임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영 지표가 굉장히 잘 나왔고, 마사회 나름의 경영 혁신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기관장은 교체 대상이다. 반면에 B등급을 받은 기관장에 대해서는 교체 명분을 찾기 어렵다. 이제 정 회장은 알박기 논란을 해소하고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으로서는 더욱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생각보다 평가가 좋다 보니 회사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워낙 평가 B를 받았던 적이 오래됐고, 또 코로나 때문에 2~3년 정도 실적이 적자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흑자가 돼서 경영 계량적인 성과는 많이 좋아져서 기대감이 있기는 했지만 B가 나온다는 확신은 없었다"면서 "기대이상으로 평가가 좋아서 회사 분위기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재무건정성 측면에서는 계량점수가 대단히 좋다고 들었다. 아마 이번에 배점이 올라가다보니 그런 측면에서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불황과 경마관객의 확장성 한계 등이 올해 상반기 실적 발목 잡아...교대 부지 매각 통해 공기업 혁신정책 부응 및 실적 보완 기대
하지만 올해 상황은 기대만큼 좋지 않다. 올해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인 7조원대 수입을 목표로 삼았으나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경마수입이 지난 해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 해 실적 개선을 거둔 후 올해에는 코로나 이전인 7조원대 수입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기 불황으로 인해 여의치 않다"면서 "오히려 경마 관객들이 불황의 영향을 받아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마장을 찾는 팬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데 젊은 세대가 충분히 유입되지 않아 마권이 잘 팔리지 않는다"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안좋다"고 전했다.
경기불황과 경마관객 확장성 한계 등이 올해 상반기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마사회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고유사업과 무관한 자산매각에 나서는 등 경영합리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 부지 매각이 그것이다. 경영실적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정부의 공기업 혁신정책에 부응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사회는 2011년 장외발매소 사업 목적으로 서울 교대역 인근 부지를 매입했으나 2012년 건축허가 취소로 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2028년까지 삼성전자판매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제 기관의 비핵심 자산인 해당부지를 조기에 매각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72-4, 1672-6번지에 위치한 1400.4㎡(약 423.6평) 규모이다. 지하철 3호선과 2호선 교대역 5번 출구 바로 앞인 더블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법조타운 및 업무·주거·상업시설이 고루 발달한 도심권역(GBD)에 자리 잡고 있어 서초동에서도 알짜 부지로 손꼽힌다.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서초 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 지정 해제와 더불어 인근에 개발 중이거나 개발 계획 부지가 많다는 점은 향후 부지 가치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부지 인근 건물이 평당 4억원대에 매각이 된 사례가 있어 서초부지의 매각 예정가는 1000억원 중후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12월 시범운영될 '온라인 경마' 경마시장 확장성 높여줄 혁신 서비스 될 듯
한국마사회는 비유동성 자산 매각 이 외에도 새로운 경마팬층 유입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부터 시행 예정인 '온라인 경마'는 경기가 안 좋아 경마장을 찾지 않는 기존팬들의 관심과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경마 인구의 고령화를 해소해나가는 혁신 서비스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온라인 경마는 법은 통과가 됐지만 상하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세부 운영 조율, 시스템 정비 등이 남아 있어 12월 시범운영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정부의 중점 요구사항인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최종 재가가 됐는데 내년 6월 정식 시행까지 모든 과정을 차질없이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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