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8.23 05:00 ㅣ 수정 : 2023.08.23 05:00
LG전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 도전장 초프리미엄에 이은 '매스 프리미엄'까지 늘려 볼륨존 시장 공략 고삐 LG 빌트인 신제품, 고효율 에너지 선호하는 유럽 시장 정조준 2023년 유럽내 정상급 빌트인 가전기업으로 발돋움 '청사진' 제시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 30조원대 넘을 것으로 예상 LG전자, 차별화된 디자인과 LG씽큐 앱 연동한 스마트 기능으로 승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9월 1∼5일)’ 개막이 불과 열흘도 남지 않았다. 독일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 가전 업체들의 유럽시장 현지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LG전자(대표 조주완)는 유럽 빌트인 주방가전 신규 라인업(제품군)과 함께 IFA 2023에 출전한다. 빌트인(built-in) 주방가전은 주방용 가전과 주거공간 표면을 일치시킨 인테리어 가전 제품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최정상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23년에는 정상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유럽 토종 가전 기업 영향력에 밀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초(超)프리미엄에 이은 대중적인 매스 프리미엄(명품의 대중화)까지 라인업(제품군)을 대폭 늘린 ‘볼륨존(대중소비 시장)’을 공략해 또 다시 유럽 빌트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 IFA 2023 출격하는 LG전자…유럽 빌트인 시장 볼륨존 조준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3에서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요리 생활(Better culinary life for all)’을 주제로 빌트인 전시존을 운영한다.
인스타뷰 오븐, 식기세척기, 후드 일체형 인덕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등 LG 프리미엄 가전만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신규 라인업을 갖춘 다양한 빌트인 제품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후드 일체형 인덕션’은 인덕션 중앙에 후드 환기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에 따라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유증기(기름이 기화(氣化)해 증기가 된 것) 등을 인덕션 중앙 통풍구를 통해 아래쪽으로 흡입해 이를 제거한다. 또한 미니멀한 주방 인테리어를 완성해 미적인 가치를 높인다.
‘인스타뷰 오븐’ 신제품은 오븐 전면 도어를 노크하면 안쪽 조명이 켜져 조리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열 손실을 대폭 줄여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준다. 에너지 효율 등급은 A++로 시중에 나온 제품 가운데 가장 높다.
또한 식기세척기는 LG전자 혁신 기술이 적용된 인버터 DD(Direct Drive)모터가 들어간 모델이 선을 보인다.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 등급 A등급보다 10% 가량 효율이 더 높은 경쟁력 있는 제품이다.
이번 IFA 2023에 등장하는 빌트인 신제품 라인업은 구운 요리를 일상적으로 즐기고 고효율 에너지를 선호하는 유럽 시장을 정조준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LG전자만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현지 가전기업 벽 높은 유럽…차별회된 고객경험으로 돌파
빌트인은 H&A사업본부가 추진하는 B2B(기업용거래)사업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2015년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LG 스튜디오’로 시동을 걸은 LG전자는 이듬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라는 빌트인 전용 독자 브랜드를 내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2018년 IFA를 통해 유럽 무대에 섰다. 론칭과 함께 LG전자는 현지 명품 가구회사 발쿠치네(Valcucine), 시크(SCIC), 지메틱(SieMatic), 불탑(Bulthaup) 등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어 유럽 빌트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갔다.
LG전자는 이듬해인 2019년에 열린 IFA에서 2023년이 되면 유럽 빌트인 시장 선두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빌트인 가전은 초기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해 2020년부터 3년간 투자를 거쳐 2023년에는 톱티어 빌트인 가전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LG전자가 이처럼 유럽에 공을 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빌트인 가전을 주요 사업 전략으로 추진해온 LG전자로서는 유럽이 반드시 정복해야 할 무대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604억달러(약 80조7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유럽 시장 규모는 약 37% 수준인 224억달러(29조9000억원)다.
업계에서는 유럽 빌트인 시장이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무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밀레(Miele)’를 비롯해 보쉬(BOSCH), 지멘스(SIEMENS)·일렉트로룩스(Electrolux) 등 유럽 현지 가전 업체들의 철옹성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유럽은 좁은 주방 구조 특성상 공간 활용이 중요해 전통적으로 빌트인 가전 수요가 높다”며 “이에 따라 이미 유럽 전통 가전 기업 입지가 큰 시장이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외국업체가 삼성전자의 높은 벽을 뛰어넘기 어려운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신한다.
유럽 빌트인 시장 진입장벽 우려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전자 주방가전은 한국, 미국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최고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터줏대감 입지가 큰 유럽 시장 전략은) 차별화된 디자인, LG씽큐 앱과 연동한 스마트 기능”이라며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이어 볼륨존 모델까지 확대하고 에너지 고효율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